▲ 유영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트리플 악셀을 들고 나온 유영(15, 과천중)이 쟁쟁한 강자들과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유영은 처음 출전한 그랑프리 시니어 대회에서 트리플 악셀을 가뿐하게 뛰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유영은 26일(이하 한국 시간) 캐나다 켈로나에서 열린 2019~2020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 '스케이트 캐나다'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기술점수(TES) 45.54점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PCS) 32.68점을 합친 78.22점으로 2위에 올랐다.

81.35점으로 쇼트프로그램 1위에 오른 키히라 리카(일본)와 점수 차는 3.13점이다.

유영은 쇼트프로그램 종전 개인 최고 점수인 70.47점(2019년 롬바르디아 트로피)에서 7.75점이나 뛰어 넘었다. 또한 이 점수는 김연아(29)가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세운 쇼트프로그램 점수 78.5점에 불과 0.28점 모자란 기록이다.

지난 시즌까지 유영은 주니어 무대에서 활약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슬로바키아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3월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아쉽게 6위에 그쳤다.

시니어 데뷔 시즌을 앞둔 유영은 트리플 악셀 완성에 박차를 가했다. 트리플 악셀은 물론 4회전 점프도 연습했던 그는 지난달 롬바르디아 트로피에서 한국 여자 싱글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실전 대회에서 트리플 악셀을 인정 받았다.

▲ 유영 ⓒ 한희재 기자

이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낸 유영은 이어 출전한 US 클래식에서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지난 13일 서울 공릉동 태릉실내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0 유스올림픽 파견선발전에서는 주니어 그랑프리 2회 우승에 빛나는 이해인(14, 한강중)을 제치고 우승했다.

유영은 출전 선수 12명 가운데 4번째로 빙판에 등장했다. 그는 올 시즌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곡인 '로미오와 줄리엣'에 맞춰 경기를 시작했다.

첫 과제는 트리플 악셀이었다. 빠른 스피드로 빙판을 질주한 유영은 빙판을 박차고 공중으로 비상했다. 3회전 반인 트리플 악셀을 깨끗하게 뛴 그는 수행점수(GOE) 2.17점을 얻으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유영은 트리플 악셀에서만 기초점수 8점에 수행점수 2.17점을 보탠 10.17점을 받았다. 

이어진 점프는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다. 트리플 악셀 성공의 자신감은 이 점프로 이어졌다. 실수 없이 3+3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뛴 그는 수행점수 2.11점을 챙겼다.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플립도 흔들림이 없었다. 세 가지 스핀 요소(플라잉 카멜 스핀 레이백 스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는 최고 등급인 레벨4를 기록했다. 스텝시퀀스가 레벨2에 그친 점이 '옥의 티'였지만 클린 경기에 성공했다. 경기를 마친 유영은 만족한다는 듯 환하게 미소지었다.

김예림(16, 수리고)도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 데뷔전을 치렀다. 기술점수(TES) 30.91점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PCS) 30.32점을 합친 61.23점을 받은 그는 쇼트프로그램 8위에 올랐다.

지난해 주니어 그랑프리 2개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김예림은 김연아 이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했다.

올 시즌 시니어 무대에 도전장을 던진 그는 유영과 스케이트 캐나다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예림은 9번째 순서로 경기에 나섰다. 그는 올 시즌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곡인 영화 '블랙 스완'의 OST에 맞춰 경기의 포문을 열었다.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깨끗하게 뛰었지만 이어진 트리플 루프는 회전수 부족으로 언더로테이티드(under rotated : 점프의 회전이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이 지적됐다. 

트리플 루프에서 0.33이 깎였고 스텝시퀀스는 레벨2에 그쳤다. 플라잉 카멜 스핀과 시트 스핀은 레벨3에 머물렀다. 김예림은 비점프 요소에서 흔들리며 개인 최고 점수인 69.45점(2018년 주니어 그랑프리 체코 대회)에 미치지 못했다.

쇼트프로그램 1위는 유영과 마찬가지로 트리플 악셀에 성공한 키히라 리카가 차지했다. 지난해 시니어 그랑프리파이널 우승자인 키하라는 트리플 악셀은 물론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투리플 루프를 모두 깨끗하게 뛰며 81.35점으로 1위에 올랐다.

▲ 키히라 리카 ⓒ Gettyimages

3위는 74.4점을 기록한 알렉산드라 트루소바(러시아)가 차지했다. 트루소바는 3가지의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보유하고 있다. 4회전 점프가 금지된 쇼트프로그램에서 그는 안정된 기술을 구사했다. 트루소바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점프로 대량의 점수를 얻으며 역전 우승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러시아)는 점프에서 잦은 실수를 범하며 62.89점으로 6위에 그쳤다.

한편 유영은 27일 열리는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시니어 그랑프리 첫 메달에 도전한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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