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척, 곽혜미 기자]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2019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이 26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두산 베어스가 4차전을 내리 승리하며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 그 마운드엔 배영수가 있었다. 지난 9월 보크 사건으로 굴욕을 당했던 배영수였기에 정말 드라마 같은 일이었다. 

한국시리즈 1~3차전에서 등판 기회가 없었던 배영수는 마지막 4차전 어쩌면 한국시리즈 헹가래 투수가 될 수 있었던 중요했던 세이브 순간 등판 기회를 얻게 됐다. 이 등판에는 해프닝이 있었다. 11-9로 앞선 10회말 1사 김태형 감독은 마운드 방문 횟수 제한을 어겼다. 투수 교체가 아닌 마운드 방문은 2회로 제한돼 있는데 이미 2회와 9회 김원형 투수 코치가 투수 교체 없이 마운드에 올랐었다. 이용찬 교체 생각이 없었던 김태형 감독은 최수원 주심에게 마운드 방문 문의를 했고 최수원 주심도 긴가민가하며 된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주춤한 사이 이미 김태형 감독은 파울 라인을 넘어 페어 지역에 발을 들였다. 그러나 마운드 등판 이후 강광회 심판이 마운드 방문 횟수를 이미 채웠기 때문에 투수 교체를 해야된다고 알렸다. 상황이 잘못됐다면 두산 입장에서 악몽 같은 시나리오가 됐겠지만 본인이 한국시리즈 마지막 투수가 되는 꿈을 전날에 꿨던 배영수에게는 정말 꿈만 같은 일이였고 그게 현실이 됐다. 

배영수, '나에게도 기회가 올까?'

연장 10회말 1사 최수원 주심에게 마운드 방문 문의를 하는 김태형 감독. 최수원 주심의 제스처에 긴가민가하다 파울 라인을 넘어 페어 라인에 발을 들였다.

투수 교체 생각이 없었던 김태형 감독은 해맑게 이용찬의 긴장을 풀어주고 있다.

 김태형 감독, '아니 최수원 주심이 된다고 해서 올라갔는데'



투수 2명만 남은 상황이라 못 나갈 줄 알고 세 번이나 왔다갔다 했다는 배영수. 이용찬을 어쩔 수 없이 빼야하는 상황이 됐지만 등판 순간을 간절히도 기다렸던 그에게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고척돔 불펜 계단을 올라가며 어떻게든 막아야겠단 생각뿐이었다는 그. 타선엔 키움의 막강한 박병호와 샌즈가 기다리고 있었다. '15년 전(2004년 현대 유니콘스와 한국시리즈) 10이닝을 노히트로 막았던 투수인데 내가 이 정도도 못 막겠냐'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던 배영수가 드디어 마운드에 올랐다. 

연장 10회말 1사 마운드에 오른 배영수. 마음을 다잡고 

배영수, '내가 이정도도 못 막겠냐, 할 수 있다' 

박병호 타석에서 140km/h 초구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배영수

공 4개로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배영수. 그는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주먹을 불끈 쥐고 가슴을 툭툭 쳤다. 평소 삼진을 잡아도 액션을 많이 안했던 그였기에 우승을 향한 의지를 더 볼 수 있었다.



10회말 2사 마지막 샌즈를 초구 땅볼로 잡으며 배영수는 극적인 한국시리즈 우승 헹가래 투수가 됐다. 그라운드에서 펄쩍 뛴 배영수는 어린 아이처럼 좋아했다. 갑작스러운 깜짝 등판에도 그는 관록있는 투구로 드라마 같은 시나리오에 멋진 종지부를 찍었고 영화 같은 마지막 순간의 주인공이 됐다.

샌즈가 친 초구가 배영수의 앞으로 

마지막 샌즈를 잡아내 우승을 확정 지은 배영수. 그라운드 위에서 펄쩍!

배영수에게 달려가는 두산 선수들

배영수,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2019년 KBO리그의 마지막을 장식한 투수 배영수. 배영수는 "지금까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한국시리즈 마지막 투수였다"며 "시리즈 준비 과정에서 구위가 만족스러웠는데 그럴 수 있게 하늘에서 도와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1년 전 은퇴의 기로에 내몰렸던 배영수는 우승의 마지막 순간을 장식했고 역대 선수 최다 8번 KS 우승의 진기록도 썼다. 배영수는 "야구하면서 이렇게 좋은 적은 처음이다. 우승해서 너무 좋다. 살면서 가장 좋은 하루"라고 벅찬 감격을 전했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다사다난했던 2019년 야구를 마무리했다. 

배영수, 우승 깃발 펄럭이며

마운드를 쓰다듬는 배영수 

해맑은 배영수, 후배들보다 높게 점프! 

너무 기쁜 배영수, '정운찬 총재님 같이 셀카 찍어요' 

배영수, '혁아 나 너무 행복해' 

눈물 훔치는 배영수 


배영수, 아직도 믿기지 않는 표정 

가족들과 영상통화 하는 배영수, '아빠 우승했어' 


배영수, '재호가 뭐라 해도 좋아' 

배영수, '희관이가 샴페인 발사해도 좋고' 

배영수, "살면서 가장 좋았던 하루" 


스포티비뉴스=고척,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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