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신기록으로 정상에 선 박혜정 ⓒ 평양(북한) 공동취재단
[스포티비뉴스=평양(북한) 공동취재단, 맹봉주 기자] 북한에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제2의 장미란’으로 불리는 박혜정(16, 선부중)과 이선미(19, 강원도청), 주니어 남자 중량급 강자 황상운(19, 한국체대)까지. 평양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각자 금메달을 3개씩 싹쓸이하고 애국가를 울렸다. 박혜정은 유소년 세계 신기록을 새로 쓰는 쾌거까지 이뤘다.

유소년 남자 최중량급(102㎏ 이상)에 출전한 이승헌(17·전남체고)도 용상과 합계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등 한국은 평양에서의 역도 국제대회 마지막 날 금메달 11개를 수확했다.

박혜정과 이선미, 황상운은 27일 평양 청춘가역도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 유소년·주니어 역도선수권 대회 주니어 여자 최중량급(87㎏ 이상)과 유소년 여자 최중량급(81㎏ 이상), 주니어 남자 109㎏급에 각각 출전해 인상·용상 및 합계 세 부문을 모두 1위로 마쳐 금메달 3개씩을 따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대회 참가선수들 중 압도적인 기량을 보유하고 있어 기록 경신도 기대됐다. 기대대로 박혜정은 유소년 연령대에서만 존재하는 ‘여자 81㎏ 이상급’에서 세계 기록을 세웠다. 인상 110㎏, 용상 145㎏, 합계 255㎏ 모두 유소년 세계 신기록이다.

이미 박혜정은 국내 대회에서 기존 유소년 세계 기록(인상 107㎏, 용상 130㎏, 합계 237㎏)보다 많은 무게를 들었다. 올해에만 인상 111㎏, 용상 150㎏, 합계 259㎏을 들었으나 국내 대회에서 세운 기록이라 세계 기록으로 공인 받지는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박혜정은 2020 도쿄 올림픽 참가 자격 점수가 반영되는 공인 국제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연령대 정상급 실력을 재확인하며 세계 기록마저 자신의 몫으로 만들어냈다.

경기 후 박혜정은 “어깨가 아파 인상이 어려울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좋은 성적이 나왔다. 다만 용상이 조금 아쉬웠다”라며 “세계 기록을 세운 건 좋았지만 개인 기록에는 못 미쳐 조금은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첫 국제대회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낸 건 기쁘다.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선미 역시 손쉽게 금메달 3개를 따냈다. 117㎏를 1차 시기에 성공하더니 2·3차도 가볍게 성공해 인상을 127㎏으로 마쳤다. 용상에서도 1차에서만 143㎏을 들어 일찌감치 1위를 확정했다. 2차에서 150㎏을 든 이선미는 합계(277㎏) 1위까지 차지했다. 2위와의 합계 기록 차이는 36㎏에 이르렀다.

경기 후 이선미는 “손목, 무릎, 허리 등 좋지 않았지만 평양 도착 후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몸 관리를 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용상 마지막 시기 때 무릎이 아파서 바벨을 놓친 건 아쉽다”며 “올해 가장 좋은 성적을 내 기쁘다. 운도 많이 따랐는데, 금메달 3개를 따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주니어 여자 87㎏급에 출전한 서민지(19, 울산광역시청)도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보탰다. 서민지는 인상 98㎏, 용상 118㎏, 합계 216㎏으로 인상과 합계 2위, 용상 3위를 각각 기록했다.

▲ 북한에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 평양(북한) 공동취재단
남자 최중량급 유소년·주니어 역사들도 금빛 행진에 동참했다. 주니어 남자 109㎏급에 출전한 황상운은 인상 170㎏, 용상 206㎏, 합계 376㎏으로 세 부문 모두 1위를 차지해 역시 금메달 3개를 한국에 안겼다.

유소년 최중량급에 나선 이승헌은 인상에서 156㎏를 들어 북한의 차강진(17)에게 1㎏가 뒤진 2위로 마쳤다. 하지만 차강진이 용상을 2차시기 이후 치르지 못한 사이 이승헌이 용상 190㎏를 들어 용상 및 합계(346㎏)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같은 체급에 출전한 이승훈(16, 서울체고)은 인상 147㎏으로 4위, 용상 177㎏으로 3위, 합계 324㎏으로 4위를 차지하며 동메달을 하나 더했다.

한국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 한 체급 금메달 3개를 싹쓸이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지난 23일 박형오(17, 경남체고)가 유소년 남자 73㎏급 인상 금메달을 따냈고 25일에는 염다훈(20, 한국체대)이 주니어 남자 89㎏급 용상 및 합계 금메달을 따냈으나 한 체급에서 한 명이 따낼 수 있는 금메달 3개를 한국 선수가 모두 목에 건 경우는 전날까지 없었다.

▲ 대회를 마친 한국 선수단은 28일 한국으로 돌아온다 ⓒ 평양(북한) 공동취재단
한편 이날 모든 경기를 마치고 폐회식을 끝으로 대회는 막을 내렸다. 대회 폐막일에만 한국은 금메달 11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수확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거둔 메달은 금메달 14개, 은메달 20개, 동메달 19개로 합계 기준으로는 금메달 5개를 따내 경기장에 애국가를 5차례 울렸다. 대회 초반 경량급 선수들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대회 환경에 적응해간 중량급 선수들이 기대만큼 활약하며 막바지 한국에 무더기 메달을 안겼다.

유소년(17세 이하) 선수단은 금메달 6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1개를, 주니어(20세 이하) 선수단은 금메달 8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8개를 각각 수확했다. 각 체급별 순위에 따른 배점으로 매긴 선수단 순위에서 한국은 유소년 남자(555점), 유소년 여자(663점), 주니어 남자(677점), 주니어 여자(504점) 등 4개 부문에서 모두 2위를 차지했다. 대만이 유소년 남자 1위를 차지했고, 대회를 개최한 북측이 유소년 여자 및 주니어 남·녀 1위를 기록했다.

대회를 마친 한국 선수단은 28일 오후 5시 20분 비행기편으로 평양을 떠난 뒤 중국 베이징을 거쳐 29일 오전 1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평양(북한) 공동취재단, 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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