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스 슈어저가 부상을 털고 월드시리즈 7차전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워싱턴이 3-2로 앞서 있던 7회 중계 카메라가 황급히 워싱턴 불펜을 잡았다. 7차전 선발투수라던 맥스 슈어저가 불펜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슈어저는 글러브를 집었고 공을 던지며 팔을 풀었다.

30일(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6차전이 끝나고 "왜 7차전 선발이라던 슈어저가 불펜에서 몸을 풀었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데이브 마르티네스 워싱턴 감독은 "만약 경기가 동점이 되거나 한 점 차 리드로 유지됐다면 슈어저를 쓰려 했다"고 대답했다.

워싱턴은 7회 3-2로 아슬아슬한 한 점 차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뒤져 있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고 선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한계 투구 수를 향해 가고 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슈어저가 몸을 푼 7회 공격에서 앤서니 렌던의 2점 홈런이 터지면서 점수 차이가 3점으로 벌어졌다. 슈어저는 투구를 중단했다. 워싱턴은 9회 렌던의 2타점 2루타로 점수를 더해 7-2로 달아났고 스트라스버그가 9회 1아웃까지 책임진 뒤 션 두리틀이 나머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 경기를 끝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슈어저가 불펜으로 가서 팔을 풀고 싶어 했다"며 "(7회) 점수를 내자마자 슈어저를 그만 던지게 했다. 물론 두리틀과 다니엘 허드슨, 그리고 스트라스버그가 던질 때도 편안하다"고 말했다.

슈어저는 "뭔가 내가 던져야 할 것 같았다"고 했다.

지난 28일 월드시리즈 5차전에 등판할 예정이었던 슈어저는 당일 아침 목과 등에 통증을 느껴 출전이 취소됐고 코티손 주사를 맞았다. 의사들은 "48시간 뒤 통증이 완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경기 전 외야에서 몸을 푼 슈어저는 "(공을 던질 때) 통증이 없다"고 했고 마르티네스 감독은 슈어저를 7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슈어저의 승부욕은 올 시즌 내내 큰 화제를 몰았다. 마운드로 올라온 마르티네스 감독의 교체 지시를 완강히 거부했으며 코와 눈에 멍이 든 채로 선발 등판을 강행해 승리를 따낸 적도 있다. 마르티네스는 "슈어저가 못 던져서 화가 나 있다"는 인터뷰를 자주 했다.

슈어저는 "(코티손) 주사 효과가 좋다"며 "내일 7차전에 나간다. 가자"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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