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용수 감독 ⓒFC서울
[스포티비뉴스=구리, 유현태 기자] "순위도 중요하지만 5경기를 치고받는 경기를 하겠다. 축구가 이렇게 재밌었나 하게 만들고 싶다."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지난달 16일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 라운드 미디어데이에서 던진 출사표다. 매 경기 물고물리는 사실상 '승점 6점 짜리' 경기가 벌어지는 가운데 최 감독은 서울의 공격 축구를 예상했다.

진짜 공격 축구를 펼칠까? 서울은 이번 시즌 내내 안정적인 수비와 빠른 공수 전환으로 힘을 냈다. 공격적인 경기 스타일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한 뒤 2경기에서도 서울의 공격력은 잘 나오지 않았다. 2-3으로 역전패한 강원FC전에서 점유율은 36.6%였고 슈팅 수에서 8-14로 크게 밀렸고, 1-1로 비긴 전북 현대전에서도 28.5%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슈팅에서도 6-15로 뒤졌다. 그 결과도 1무 1패로 부진했으니 마냥 기분이 좋을 수 없다.

▲ 치열하게 싸웠던 지난달 전북vs서울 맞대결. ⓒ한국프로축구연맹

하지만 1일 미디어데이에 나선 최 감독의 목소리는 다르다. 지난 라운드 전북전과 달리 울산전에선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자신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근거가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울산의 장점은 인정했다. 최 감독은 "상대가 균형이 잡힌 팀이고 개개인 능력이 전북 못지 않게 좋다. 하지만 축구는 좋은 선수들로만 하는 것은 아니란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북전처럼 일방적인 경기는 펼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울산전에선 분명 다른 양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유는 분명하다. 울산이 전북과 다른 전술적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은 전북보다 공수 밸런스에 더 신경을 쓰는 팀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조금 더 수비에 신경쓰고, 공격도 역습 형태를 보일 때가 많다. 

승리가 필요한 전북은 거친 전방 압박을 펼치면서 서울을 압박했다. 시종일관 경기를 주도한 전북의 저력은 분명했다. 오히려 시즌 첫 출전한 김남춘을 중심에 둔 서울 수비진의 수비력은 칭찬 받을 자격이 있었다. 최 감독도 전북전을 냉정하게 돌아봤다. 최 감독은 "전북전은 전략적으로 나섰지만 역습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공간을 잡고 활용하겠다는 것이 잘 되질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은 최전방에 박주영-박동진 투톱을 내세워 빠른 역습을 노렸지만, 전북의 압박이 강해 제대로 전개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울산은 강력한 전방 압박을 시도하지 않기 때문에, 서울도 장기를 발휘할 여지가 있다. 그래서 서울이 조금 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 가능하다. 최 감독도 이를 인지하고 "(울산은) 균형이 참 좋은 팀이다. 하지만 전방 압박을 하는 등 과감한 것은 느끼지 못했다. 선수들 개개인이 좋아서 (골로) 결정을 내버린다. 촘촘한 수비 대형을 빠른 템포로 공을 돌리면서 교란하고 원하는 포인트에 볼을 투입해야 한다. 그러면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방적으로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서울이 공격할 여지가 많은 만큼, 역습에 대한 대비는 조금 더 철저해져야 한다. 최 감독은 "90분 동안 상대의 공격에 대비할 수 있는 수비도 갖춰야 한다. 상대도 측면 활용도가 높다"며 "작은 실수들을 놓치지 않는 (울산의) 개인 역량이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세트피스도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팀의 경기에선 밸런스를 먼저 무너뜨리는 팀이 승리를 따낼 가능성이 크다. 두 팀 다 수비에 강점이 있고, 공수 전환 속도를 높이며 상대를 허무는 팀이기 때문이다. 최 감독이 승리의 가능성을 높이 치는 이유는 선수들의 의지를 훈련장에서 확인하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이전과 다른 느낌을 받는다. 한 번 이겨보자고 하는 마음이 많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미 전북전에서 서울 선수단의 집중력을 확인했다. 서울은 전북의 연속된 공격을 묵묵히 후반 40분까지 버텼다. 전북의 막강한 공격력을 견디는 데엔 선수들의 집중력이 반드시 필요했다.

중요한 고비다. 서울이 울산을 꺾는다면 2경기를 남은 가운데 4위 대구FC와 차이를 최소 4점으로 만들 수 있다. 대구와 맞대결에서 패하지만 않는다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낼 수 있는 여건이 된다. 최 감독이 "승점 1점이 중요한 시기지만 절대 승점 3점을 노리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이유다.

스포티비뉴스=구리,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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