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석에서도 든든하다. 김경문 감독은 양의지에게 타격 부담까지 지게 하고 싶지는 않다며 그를 8번타자로 못박았다. 그러면서도 "감독이 카드 하나는 쥐고 있어야 하지 않나. 중심 타자들이 저조하면 양의지를 앞으로 올릴 수 있다"고 얘기했다.
양의지는 이런 평가에도 "내가 투수들에게 잘 막아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경기는 해 봐야 안다"며 웃기만 했다. 그러나 실전을 시작하니 역시 양의지의 비중이 컸다. 양현종 김광현 차우찬, 대표팀 핵심 왼손투수 3명과 호흡을 맞추면서 흔들림 없이 무실점 이닝을 늘렸다.
타석에서는 3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2회 첫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1-0으로 앞선 4회에는 우중간 2루타로 추가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양의지는 다음 타자 강백호의 적시 2루타에 홈을 밟았다.
5회에는 좌전안타를 친 뒤 대주자 박세혁으로 교체됐다. 양의지는 경기의 절반만 뛰었지만 자신의 팀 내 영향력을 확실히 보여줬다. 한국은 4-0으로 푸에르토리코를 꺾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신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