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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현장]'살려야 한다', 애착과 투혼으로 뛴 제주…잔류 희망 품었다

이성필 기자 elephant37@spotvnews.co.kr 2019년 11월 02일 토요일

▲ 마그노가 1백 번째 출전 경기에서 귀중한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서귀포, 이성필 기자] "오늘은 팀에 애착이 있는 선수들로 꾸렸습니다."

뒤를 볼 필요가 없는 최윤겸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렸다. 패하면 사실상 K리그2(2부리그) 강등과 마주하게 된다는 점에서 더 그랬다.

제주는 2일 제주 서귀포의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36라운드를 치렀다.

경기 전 제주 분위기는 무조건 응원이었다. 경기장 전체에 음악을 깐 디제이(DJ)가 가수 쿨의 '운명'을 틀어 놓고 "오늘은 제주가 승리할 운명이다"며 강하게 의미를 부여했다.

최 감독은 가장 제주를 잘 알고 있는 선수들로 선발진을 꾸렸다. 골키퍼 이창근과 수비수 김원일은 제주에서만 3년째다. 플레잉코치인 중앙 수비수 조용형은 제주의 전설이다. 안현범은 2016년 제주에서 K리그 신인상 격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제주의 구세주여야 하는 윤빛가람은 2013년부터 제주를 지켰다. 중국 옌벤 푸더와 상주 상무 시절을 제외해도 제주에서 가장 긴 프로 생활을 했다. 올해 상주 전역 후 제주의 구세주여야 하는 운명과 마주했다.

남준재도 프로 초창기 제주에서 보냈고 올해 인천에서 김호남과 트레이드로 이적했다. 교체 명단의 권순형, 마그노도 K리그에서 제주의 피가 진하게 흐르는 자원이다. 이창민은 제주에서 국가대표에 선발된 바 있다.

최 감독은 "팀에 오랜 시간 몸담았거나 애착이 있는 선수들로 명단을 구성했다. 그런 것들을 선수들 스스로 인지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 제주에서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안현범은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선수들에게 부담 주지 않고 그냥 기다렸다는 최 감독은 "경기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기술, 정신적인 부분은 당연하다"며 제주 정신으로 인천을 상대해 위기를 극복하기를 바랐다.

경기가 시작된 뒤 최 감독이 바라던 것들이 나왔다. 베테랑 조용형은 몸을 날려 인천의 공격을 차단했다. 윤빛가람은 날카로운 패스, 이창근은 몸을 날리는 선방을 했다.

전반 23분 남준재의 부상으로 마그노가 조기에 투입됐다. 제주에서의 1백번째 출전이었다. 마그노의 골 감각은 충분히 확인됐다. 마그노는 후반 16분 기막힌 가위차기로 선제골을 넣었다. 33분에는 이창민의 추가골까지 터졌다.

이창근은 39분 무고사의 페널티킥을 막았다. 놀라운 선방이었다.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대단함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제주를 살리겠다는 선수들의 집착이 팀의 잔류 희망을 살렸다.


스포티비뉴스=서귀포,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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