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런 헤인즈(공 잡은 이)는 올 시즌 새 임무를 부여 받았다. ⓒ KBL
[스포티비뉴스=잠실학생체, 박대현 기자] 1옵션 지위를 내려놓았다. 대신 '벤치 에이스'라는 새 임무를 받았다.

9경기를 치르며 1라운드를 돈 현재 바꿔입은 옷이 어색하지 않다. 원래 제옷 마냥 꼭 알맞다.

프로농구연맹(KBL) 최장수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38, 서울 SK 나이츠)는 올 시즌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지난 시즌보다 평균 출전 시간이 크게 줄었다. 34분에서 12분 15초로 급감했다.

기록지 안 숫자도 덩달아 쪼그라들었다. 해마다 20-10-5 시즌을 보내던 선수가 이번 시즌 평균 11.1점 4.6리바운드 1.3어시스트에 그친다.

하지만 줄어든 건 숫자뿐이다. 코트 안 존재감은 여전히 크고 단단하다.

헤인즈는 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현대모비스 피버스와 홈 경기에서 20점 6리바운드3어시스트를 챙기며 팀 91-86 승리에 한몫했다.

농구를 쉽게 쉽게 했다. 시즌 전 SK 문경은 감독이 "헤인즈 임무는 명료하다. (상황이) 어수선해지면 들어가서 풀어주는 임무를 맡을 것"이라고 했는데 말뜻이 정확히 와닿았다.

이대성에게 1쿼터에만 외곽슛 3개를 얻어맞고 흔들릴 때 문 감독은 자밀 워니를 빼고 헤인즈를 투입했다. 헤인즈는 눈부신 미드 레인지에서 결정력을 앞세워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퍼리미터 대응 속도가 느린 라건아 약점을 제대로 찔렀다. 쿼터 막판 역전 3점슛은 백미였다. 팀이 21-20으로 첫 10분을 마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3쿼터 맹추격을 벌인 모비스를 따돌릴 때도 헤인즈는 군계일학이었다. 라건아와 붙을 때는 중거리 점퍼로 괴롭히더니 자코리 윌리엄스, 김상규가 빠르게 외곽 라인쪽으로 대응하자 이번엔 기민한 드리블 돌파로 활로를 개척했다.

60-62로 끌려가던 3쿼터 9분 10초쯤 오른쪽 45도에서 빼어난 퍼스트 스텝으로 윌리엄스를 제친 뒤 두 손 덩크를 꽂았다.

이어진 공격에서도 김상규를 상대로 페이스업을 성공시키며 64-62, 역전을 이끌었다. 헤인즈 손을 떠난 공이 림을 가를 때 쿼터 종료 부저가 울렸다. 홈 팬들에게 자기 이름을 연호하게 만들었다.

SK 5연승과 선두 등극에 자신이 자리하고 있음을 단단하게 어필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학생체,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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