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 코치의 걱정거리는 하나, 경기 감각이었다.
포스트시즌 탈락 팀 선수로 미니 캠프를 꾸린 대표팀이었지만 야수 절반 정도는 한동안 실전 없이 훈련만으로 타격감을 잡아야 했다. 미니캠프 1기를 예로 들면, kt 황재균이나 강백호는 정규시즌을 마치고 11월 6일 호주와 예선라운드 첫 경기까지 한 달 가량 공백기가 있었다.
아무리 훈련 기간이 짧지 않아도, 평소보다 훈련 밀도가 높았다고 해도 노력의 결과물을 확인할 기회가 부족했다. 연습 경기와 두 차례 평가전만으로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면도 있었다.
김경문 감독은 "나는 오랜만이라 잘 몰랐는데, 김재현 코치가 대표팀을 해봐서 그런지 실전 감각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더라. 라이브 배팅 때 우리 투수들이 던지면 안되겠느냐고 할 정도로 걱정이 많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코치들이 경험이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재현 코치의 준비는 예선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결실을 맺었다. 한국은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예선라운드 C조 쿠바와 경기에서 7-0 대승을 거뒀다. 안타가 없었던 박병호와 양의지가 감을 찾았다.경기 후 만난 김재현 코치는 "(박)병호가 올라왔고, (양)의지는 그동안 잘 맞은 게 잡혀서 안타까웠는데 다 해소가 됐다. 슈퍼라운드에서 더 좋은 결과 기대한다"고 말했다.
8타수 무안타 5삼진으로 부진하던 박병호의 부활이 무엇보다 반갑다. 김재현 코치는 "두 번째로 나온 야리엘 로드리게스는 150km 넘는 직구에 슬라이더도 좋은 투수인데 거기에 좋은 반응을 보였다. 슈퍼라운드에서 더 좋은 투수들 만날텐데 살아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는 "예선라운드 결과에 상당히 만족한다. 공백기가 길면 25일 정도 되는 선수들이 있었다. 어떻게 올려야 하나 고민했었다. 8경기 치르는 단기전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살아나야 한다. 그런 점에서 (쿠바전 결과가) 고무적이다"라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