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계속 지휘하는 박항서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베트남 축구를 동남아 최강으로 만든 '쌀딩크' 박항서(60) 감독이 최고 대우를 받으며 재계약에 서명했다. 

박 감독은 7일 오전(한국시간) 베트남 축구협회(VFF)에서 재계약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3년 계약이며 2년 계약 이행 후 1년 연장 옵션 조건이다. 양측이 합의하면 1년 더 연장 가능하다.

베트남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겸하고 있는 박 감독은 코치진 구성 권한까지 얻었다. 당초 A대표팀에만 전념하려고 했던 박 감독이 U-23 대표팀을 겸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고 그대로 실행됐다. 재계약에서도 양대표팀을 그대로 지휘한다.

연봉도 오른다. 현재는 24만 달러(2억8천만 원, 이하 추정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새 계약에 따라 최대 60만 달러(6억9천만 원) 정도까지 받게 될 전망이다.

박 감독은 매니지먼트사인 DJ매니지먼트를 통해 "2년 전 같은 장소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했을 당시가 떠오른다. 그때 몇 가지 비전을 제시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소탈한 아저씨 이미지도 베트남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박 감독은 "첫 번째는 기존의 대표팀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면서도 젊고 유능한 선수들을 발굴, 대표팀의 신구 조화를 이루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하나의 목표와 명확한 전술 이해를 통한 '원 팀 만들기'였다. 이 두 가지 목표 달성을 통해 동남아시아 최정상권 진입과 아시아 축구계의 경쟁력 있는 강한 팀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였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박 감독과 함께 성장 중이다. 2018년 아시아 축구연맹(AFC) 23세 U-23 챔피언십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위, 아세안 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등 하나씩 성과를 내고 있다.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예선도 순항 중이다.   

목표를 향해 차분하고 가는 중인 박 감독은 "2년이 지난 현재, 달성한 것(목표)도 있고 아직 진행형인 것들도 있다.  다만,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저를 포함한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해 달려온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 아직 부족하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난 부분들이 기쁘다"고 전했다.

물론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베트남은 카타르월드컵 본선 진출을 꿈꾸고 있다. 박 감독은 "한편으로는 재계약을 확정한 지금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여러 대회에서 거둔 성과들을 계기로 우리 선수들은 발전했다. 베트남 대표팀이 국제 대회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수들이 애국심을 갖고 베트남 정신과 국가대표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 점도 큰 성과다"고 답했다.  

대표팀 체계를 바로 잡고 국내 리그인 V리그를 관전하며 좋은 선수를 발굴하는 것이 목표라는 박 감독은 "최근 베트남 내에서는 축구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투자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유소년 육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에 환영합니다. 지금보다 더 많은 투자를 유소년 육성 부분에 집중해달라"며 어린 선수들이 더 성장해 베트남 축구의 뿌리가 되기를 바랐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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