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경 ⓒ 엑자시바쉬 홈페이지 캡쳐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올해 스테파노 라바리니(이탈리아) 감독 체제에서 수많은 국제 대회에 출전한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은 잠시 숙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대표 팀 선수들은 쉴 틈이 없다. 주장 김연경(31, 터키 엑자시바쉬)은 터키로 날아가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다. 국내 V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장기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태국 대표 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한국과 태국은 내년 1월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운명의 대결'을 펼친다. 적지인 태국에서 열리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에는 단 한 장의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다. 한국과 태국은 이 대회에 걸린 한 장의 올림픽 본선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태국은 올림픽 사상 첫 올림픽 출전에 사활을 걸었다. 리그 일정을 내년 1월 이후로 미뤘다. 여기에 해외 리그에서 활약하던 세계적인 세터 눗사라 톰콤을 자국 리그로 불러들였다. 한국 대표 팀보다 몇 걸음 더 올림픽 출전을 위한 훈련에 들어갔다. 목적은 단 한 가지다.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 티켓을 반드시 거머쥐기 위해서다.

이러한 태국의 필사적인 움직임에 대해 한국의 기둥이자 정신적 지주인 김연경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랫동안 수많은 난관을 거치며 이겨온 그는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부담은 어느 정도 있지만 우리도 성장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연경은 "태국에서 올림픽 아시아 예선이 열리는 점은 솔직히 부담되는 점은 있다"고 털어놓았다. 가장 중요한 대회가 적지에서 열리는 점은 누구에게나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김연경은 이를 넘어서는 자신감과 간절함을 내비쳤다.

"한국 대표 팀도 올해 여러 변화가 있었어요.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 체제하에서 많은 국제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발전했고 특히 어린 선수들이 성장했어요. 최근 리그가 시작해 (동료들은) 각자 소속 팀에서 운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따로 대화한 적은 없지만 대표 팀 합류 전까지 부상 없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모여 예선전을 준비하자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 한국 여자배구 대표 팀 ⓒ FIVB 제공

김연경은 터키로 출국하기 전까지 "동료 모두 건강하게 3개월 뒤에 만났으면 한다"며 부상 및 컨디션 관리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다음 달 올림픽 예선을 위해 귀국할 예정인 김연경은 그때까지 리그에 전념할 예정이다. 올 시즌 엑자시바쉬는 오랫동안 주장 완장을 찼던 조던 라르손(미국)이 떠났다. 대신 김연경과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동료인 나탈리아 페레이라(브라질)가 합류했다.

"지난 시즌과 (팀 전력을) 비교하면 공격이 강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올 시즌 영입된 나탈리아 선수도 공격적인 선수고 미들 블로커도 공격력이 좋은 선수가 들어왔어요."

김연경은 올 시즌부터 엑자시바쉬를 이끄는 주장이 됐다. 터키 리그 진출 이후 처음 '캡틴'이 된 그는 대표 팀에서 검증된 리더십으로 개성이 강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터키에서 오랫동안 뛰면서 많은 경험을 했기에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습니다. 엑자시바쉬에서 두 번째 시즌인 만큼 팀 화합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팀에서 믿어주는 만큼 선수들을 잘 이끌려고 하는데 특별하게 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주장으로 리베로 심게(터키)가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김연경은 지난 3일 친정팀 페네르바체와 코트를 마주 보며 경쟁했다. 페네르바체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전력이 한층 탄탄해졌다. 터키 대표 팀의 주전 세터 나즈 아이데미르 아쿌이 출산 이후 돌아왔고 세르비아의 기둥 브란키차 미하일로비치가 가세했다.

엑자시바쉬는 이 경기에서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엑자시바쉬는 '숙적' 바키프방크는 물론 페네르바체와 우승 경쟁을 펼치게 됐다.

▲ 김연경(왼쪽에서 두 번째)과 엑자시바쉬 선수들, 왼쪽부터 티아나 보스코비치(세르비아), 심게 세브넴 아코즈, 감제 킬리치(이상 터키), 나탈리아 페레이라(브라질) ⓒ 엑자시바쉬 홈페이지 캡쳐

"페네르바체는 리그 전부터 우승 후보 가운데 한 팀으로 거론됐습니다. 그런 팀답게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잡혀있어서 고전했어요. 특히 세터 나즈가 복귀하면서 외국인 선수 3명 구도가 잡혔습니다. 그러나 우리 팀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투입될 수 있기에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엑자시바쉬는 시즌 초반 최대 난관인 두 경기(갈라타사라이전, 페네르바체전)를 모두 잡았다. 바키프방크와 라이벌전에서 이길 경우 순항을 이어갈 수 있다.

페네르바체를 꺾고 1주일간 휴식기에 들어갔다. 잠시 숨을 고른 김연경은 오는 10일 뷔익셰히르와 7차전을 펼친다. SPOTV+와 SPOTV NOW는 이 경기를 10일 새벽 12시 50분부터 위성 생중계한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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