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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혁 깨운 김재호의 한마디 "형 좀 편하게 해줘"

김민경 기자 kmk@spotvnews.co.kr 2019년 11월 08일 금요일
▲ 두산 베어스 류지혁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형 좀 편하게 해줘."

두산 베어스 주전 유격수 김재호(34)는 올해 백업 내야수 류지혁(25)에게 자극이 되는 말을 자주 해줬다. 김재호는 시즌 초반부터 세대교체의 시기가 왔다고 강조하며 후배들이 빨리 성장하길 바랐다. 김태형 두산 감독 역시 "류지혁은 이제 성장이 아닌 잘해야 할 때"라고 이야기했다.

류지혁은 2017년 23살 나이에 내야 백업 1순위로 올라서며 눈길을 끌었다. 두산 야수치곤 어린 나이에 1군 붙박이 백업으로 자리 잡고, 주 포지션이 유격수라 더 기대를 모았다. 타격은 보완이 필요했지만, 수비가 안정적이라 내야 어디든 구멍이 나면 채울 수 있어 '만능 백업'으로 불렸다.    

하지만 올해는 스스로 실망감이 컸다. 주변에서 "이제는 네가 해야 할 때"라고 이야기를 해줬지만, 마음과 달리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정규시즌 118경기에서 타율 0.250(276타수 69안타) 34타점을 기록했다. 수비 실책은 지난해 128경기에서 4개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11개로 불어났다. 

7일 마무리 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류지혁은 "올해는 나를 많이 되돌아봤다. 지금까지 한 야구들도 다 되돌아보고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2019년을 돌아보자면.

정말 아쉬웠다. 초반에 계속 경기에 나갈 때 방망이랑 수비랑 다 괜찮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방망이랑 수비랑 다 안 돼서 혼자 스트레스를 받고 실망을 많이 했다. 나는 하나도 타고나지 않아서 그런가 생각도 해보고, 나랑 야구는 안 맞는 걸까. 이상한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진보해야 하는데 계속 퇴보하니까. 내 잠재력이 여기까지인가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발전해야 하는데 발전이 없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 솔직히 연습을 많이 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생각을 바꿨다. 나중에 안 되더라도 후회는 없어야 하니까. 이런 생각만 하지 말고 나아질 방법을 고민해보려 했다. 지금까지 내가 해 온 야구를 쭉 되돌아보며 많이 고민했다. 

-김태형 감독은 타격이 전반기에는 좋았다고 하더라.

좋을 때 감을 계속 이어 나가는 것도 실력이다. 나는 어떻게 이어 나가는지 방법을 잘 몰랐다. 잘 치면서도 어떻게 유지해야 하나 싶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 페이스가 떨어질 때 좋았던 감을 찾아가야 하는데 못 찾으니까 그러면서 점점 안타도 줄고 타율도 떨어졌다. 결국은 그 감을 되찾지 못했다. 좋은 폼을 이어 가야 했는데 나 혼자 급해서 못 찾았다. 

-주변에 방법을 많이 물었을 것 같은데.

형들도 다 방법이 다르더라. 어차피 네 거니까 쉬면 돌아온다고 해준 형도 있었고. 나쁜 것은 빨리 물드는데 좋게 바꾸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이야기해줬다. 나쁜 것은 또 나도 모르게 빨리 바뀐다고 하더라. 좋은 것을 찾아서 꾸준히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류지혁이 잘해야 할 때라고 하더라.

형들이랑 감독님, 코치님도 '언제까지 네가 여기서(백업)만 머무를 것이냐는 말을 한다. 나도 인정한다. 더 나아가서 주전이 되려면 더 발전하고 더 보여줘야 한다. 

(김)재호 형이 한국시리즈 우승하고 난 뒤에 나한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형 좀 그만하게 잘 좀 해'라고 했다. 두산은 원래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되는 팀인데, 그러려면 나부터 잘해야 한다. 나부터 잘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 류지혁(오른쪽)은 이제 김재호와 차이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두산 베어스
-김재호는 후배들이 빨리 성장해야 한다고 자주 이야기했다. 

재호 형이 팀 신경을 정말 많이 쓴다. 내가 어느 정도 올라와야 형도 편하게 야구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내가 재호 형을 따라가야 한다. 내가 하기에 달렸다. 이제는 열심히가 아니라 잘해야 한다.

형들이 야구나 멘탈 이야기를 진짜 많이 해준다. 네가 앞으로 해야 한다는 말도 정말 많이 들었다. 나도 듣고 있으면 '아 진짜 내가 해야 하는데' 생각하는데 실력은 제자리라 그래서 생각이 더 많았다. 

-다음 시즌에는 젊은 선수들에게 조금 더 기회가 갈 것 같은데.

내가 하기 나름이다. 기회가 왔을 때 내가 준비돼야 잡아서 잘할 수 있다. 준비가 안 돼 있으면 기회를 주셔도 소용없다. 

-마무리 캠프에서는 어떤 점을 보완할 건지.

전체적으로 다 부족한데 일단 수비부터 손을 보고 있다. 안 되는 것들, 해야 하는 것들을 다시 코치님들께 배우고 있다. 방망이는 많이 모자라니까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7일 류지혁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던 김 감독은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이제는 여기서 머물러 있으면 진짜 여기서 끝나는 선수가 될 수 있다. 물 불 안 가리고 다 해보려 한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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