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연속 SK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게 된 제이미 로맥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K가 제이미 로맥(34)과 재계약을 선택했다. 대안도 생각했지만, 이만한 선수를 찾기 쉽지 않다는 계산이 중심에 깔렸다. 가장 무난한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다. 

SK는 8일 보도자료를 내고 로맥과 재계약 소식을 알렸다. SK는 로맥과 총액 125만 달러(연봉 90만 달러·옵션 35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로맥은 2017년 SK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뒤 강력한 장타력과 성실한 태도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로맥은 2017년 입단 후 올해까지 KBO리그 380경기에서 타율 0.283, 103홈런, 26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30을 기록했다. SK는 “뛰어난 파워, 안정적인 수비, 모범적인 자세 등으로 꾸준히 팀에 기여했다”고 재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재계약 당시와는 다소 다른 기류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2018년 141경기에서 타율 0.316, 43홈런, 107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로맥은 올해 성적이 많이 떨어졌다. 공인구 영향으로 리그 전체의 장타율이 줄긴 했지만, 워낙 힘이 좋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로맥 또한 장타율이 0.597에서 0.508로 폭락했다. 홈런은 29개에 그쳤다.

타율도 0.276으로 떨어졌고, 무엇보다 팀 타격이 침체에 있을 때 뭔가 돌파구를 만들어주지 못한 점도 걸렸다. 특정 코스와 구질에 대한 약점은 계속 도드라졌고, 여기에 내년에는 만 35세였다. 이런 복합적인 상황에서 SK가 일단 대안을 리스트업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실제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80경기 이상 뛴 선수도 SK의 레이더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보다 조금 수준이 낮은, ‘플랜B’에 해당하는 선수들도 눈여겨봤다. 

그러나 현행 외국인 선수 제도에서는 40인 로스터에 있는 선수를 데려오기 힘들었다. 이적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 소속팀에서 내줄 가능성도 떨어진다고 봤다. 기다리기에는 플랜A는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로 제외됐다. 플랜B 선수들이 있었지만 로맥보다 나은 선수인지는 장담하기 어려웠다. 적응기를 생각하면 로맥이 더 괜찮은 옵션이었다.

한 관계자는 “로맥이 올 시즌 부진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29홈런에 95타점을 기록했다”면서 “로맥의 올해 성적은 기본적인 기량에 비해 아래에 있었다고 본다. 그렇다면 못해도 올해 수준, 즉 30홈런-100타점 정도를 할 수는 있는 타자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당초 11월 이적시장 현황을 볼 수도 있다는 계획이었지만, 이쯤 계산이 나오자 SK는 로맥과 협상을 재빨리 진행해 일사천리로 마무리했다. 지난해보다 금전 부담도 조금 줄었다. 로맥은 지난해 연봉 105만 달러·옵션 25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해는 보장 금액이 15만 달러 줄어든 대신, 옵션이 10만 달러 늘어났다. 

로맥이 시즌 막판 성실한 자세로 문제가 됐던 타격폼을 교정하기 시작했고, 시즌 막판에는 그것이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는 점도 참고 대상이 됐다. 스스로도 프리미어12 출전권을 반납하는 등 내년 의지를 다지고 있다. 로맥은 “올 시즌 아쉽게 우승을 하지 못해 팀의 리더그룹 중 한 명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팬들과 다시 만날 날을 고대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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