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장 신송훈의 출사표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어린 태극전사들은 파주부터 지구 반대편 브라질까지 품에 안고 간 각오를 안고 뛴다.

한국 남자 17세 이하(U-17) 축구 대표팀은 6일(이하 한국 시간) 브라질 고이아니아 에스타지우 올림피코에서 열린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16강전에서 앙골라를 1-0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8강에 올랐다.

김정수호는 11일 오전 8시 킥오프하는 멕시코와 8강전에서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한국은 1987년 대회와 2009년 대회에서 8강에 오른 바 있다. 2009년 대회에선 손흥민이 주축으로 활약하면서 스타로 발돋움한 대회기도 하다. 미래를 향해 뛰는 어린 태극전사들은 더 높은 곳을 향해 각오를 다지고 있다.

8일 대한축구협회가 공개한 사진에는 대회에 참가한 21명 선수단의 각오가 선수별로 적혀 있었다. 각자 팀으로서 이루고 싶은 것, 그리고 개인이 이번 대회에서 얻고 싶은 것, 또한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 나서는 각오를 A4 용지 1장에 담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수 감독이 대회를 앞두고 지난달 소집했을 당시 선수들에게 권해 작성한 것들이다.

김정수호 21명의 선수단은 여전히 이 각오를 품에 안고 다닌다. 파주NFC의 개인 숙소마다 붙어있던 것을 코팅한 뒤 브라질 숙소에도 붙여두고 있다는 것. 브라질로 넘어가서만 4번째 숙소에 짐을 풀었지만 '출사표'는 언제나 방에 붙여두고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간절하게 뛰며 8강까지 오르는 성과를 낸 이유를 여기서 찾는 것은 무리일까.

▲ 최민서의 결승 골에 함께 기뻐하는 김정수호 ⓒ대한축구협회

선수들 여럿이 공통으로 꼽는 '키워드'가 있다. 주장 신송훈(금호고)을 비롯해 대다수 선수들이 '성실, 희생, 근성'을 외치며 대회에 출사표를 던졌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김 감독이 항상 선수들에게 강조했던 가치들이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출사표에도 묻어났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김정수호는 그 각오대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름난 스타플레이어는 많진 않지만 팀으로서 8강까지 올랐다. 조별 리그를 통과한 원동력은 역시 성실하게 뛰고 끈질기게 뛰는 것이었다. 승리한 아이티전에서도, 칠레전에서도 적극적인 경기 운영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반면 16강전에선 최전방 공격수부터 수비를 도우며 '희생'하는 협력 수비가 핵심이었다. 개인 기량과 신체 조건이 좋은 앙골라를 맞아 팀으로 싸웠다. 김 감독은 앙골라전 승리 뒤 "“앙골라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조직적인 협력 수비에 초점을 맞춰서 상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하나 공통된 관심사는 '물, 음식, 잠'이다. 몸 관리를 철저히 해서 경기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선수들 여럿이 공통으로 꼽은 '7경기 치르기'도 목표 달성 직전이다. 한국은 멕시코와 치르는 8강전까지 포함해 5경기는 확보한 상황이다. 멕시코만 잡는다면 7경기 출전의 꿈은 이룰 수 있다. 4강 진출 이후엔 패하더라도 3위 결정전을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수비수 이한범(보인고)과 이태석(오산고)이 "적어도 6경기 하기"라고 적은 목표는 팀으로선 이루지 못하거나, 초과할 수밖에 없던 목표였던 것이다.

가장 목표를 구체적으로 적은 것은 공격수 최민서(포항제철고)다. 그는 공격 포인트 7개 이상, 팀 성적 4강 이상을 목표로 정했다. 그리고 그에 따른 '포상'도 구체적으로 적었다. '엄마표 골수당'은 10만 원, 4강엔 50만 원, 준우승엔 150만 원, 우승 500만 원의 포상금도 구체적으로 적었다. 벌써 2골을 기록하고 있지만 더 많은 수당을 받을 수도 있다.

김정수호는 7일 촉박했던 16강까지 일정을 마친 뒤 휴식을 취했다. 근처 바닷가 산책을 비롯해 자유롭게 쉬면서 체력을 충전했다. 8일부터는 다시 운동장으로 복귀해 멕시코전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수비수 홍성욱(부경고)의 각오 ⓒ대한축구협회
▲ 한국의 대회 첫 골을 기록한 엄지성(금호고)의 '긍정맨' ⓒ대한축구협회
▲ 가장 구체적인 공격수 최민서의 목표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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