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헌(오른쪽)은 다양한 공격옵션을 무기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 KBL
[스포티비뉴스=인천, 맹봉주 기자] "아직 성공했다고 하기엔 많이 부족하죠."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있다. 인천 전자랜드의 이대헌(27, 196cm)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대헌은 지난 10일 부산 KT와 홈경기에서 24득점으로 자신의 프로 데뷔 후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 단지 이 경기 하나뿐 아니라 올 시즌 활약 자체가 커리어 하이다.

이번 시즌 10경기를 뛴 현재 평균 24.18분을 뛰면서 10.4득점 2.7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단독 2위를 달리고 있는 전자랜드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로 거듭났다.

프로 3년 차인 이대헌이 이 정도까지 성장하리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서울 SK에 전체 7순위로 지명될 때도 "힘은 좋지만 키가 작다. 스피드도 빠르지 않다. 대학무대형 빅맨"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데뷔 시즌을 마치고 이대헌은 함준후와 1대1 맞트레이드로 전자랜드에 합류했다. 전자랜드에 온 후에도 주위 반응은 다르지 않았다. 주포지션인 빅맨으로 뛰기엔 키가 아쉬웠고 스몰포워드를 보기엔 슛거리가 짧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막판 상무에서 돌아온 후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각각 평균 10득점, 10.4득점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얼마 못 본 사이 이대헌은 3점슛을 장착했고 웨이트트레이닝에 힘썼다. 그 결과 내외곽이 모두 되는 만능 포워드로 재탄생했다. 이대헌은 "군대에서 정말 많이 느꼈어요"라고 말한다.

"상무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잖아요. 그 선수들의 장점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어요. 또 실력만 본 게 아니라 멘탈같은 정신적인 부분도 봤어요.“

▲ 이대헌은 필요에 따라 외곽슛과 포스트업과 자유자재로 한다. 10일 부산 KT전에서 이를 잘보여줬다 ⓒ KBL
대학 때부터 이대헌의 힘은 정평이 나있었다. 포스트업을 통한 득점은 그의 장기였다. 여기에 외곽슛까지 장착되며 공격옵션이 다양해졌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이대헌의 중거리 슛 위주 경기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이대헌의 3점은 옵션이다"라며 "미들레인지 게임을 잘해줘야 한다. 앞으로도 더 자신감을 갖고 포스트업이나 미들레인지 게임을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대헌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자유투 라인에서 공을 잡고 본인으로부터 파생되는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감독님이 중거리 슛 라인에서 상대가 떨어지면 주저 없이 슛을 던지라고 한다"라며 "10일 KT전에서 자신감 있게 하려고 했는데 잘 됐다. 커리어 하이 득점을 세운 점에 대해선 기분이 좋다. 하지만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 연패에서 탈출한 것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헌의 성공적인 프로무대 정착은 대학무대를 누비는 빅맨들에게도 좋은 본보기다. 대부분의 대학 빅맨들은 프로에서 센터로 뛰기엔 작고 그렇다고 포워드로 전향하기엔 부족한 슛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후배 빅맨들에게 노하우를 알려달라는 얘기를 하자 이대헌은 "아직까지 내가 성공한 케이스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하다. 그래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난 외곽슛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또 슛은 많이 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자신감이더라. 농구 기술적인 것 외에 웨이트트레이닝처럼 몸의 벨런스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며 프로 준비를 하는 어린 선수에게 조언을 건넸다.

스포티비뉴스=인천, 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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