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FA컵 결승전에서 득점한 김민우 ⓒ한준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한준 기자] "우승하면 별이 생기니까. 별을 그렸다."

미드필더 김민우(29, 수원 삼성)는 결승전만 뛰고 챔피언이 됐다. 군 복무를 위해 상주 상무로 임대됐던 김민우는 지난 9월 화성FC와 FA컵 준결승 일정에 맞춰 제대했으나 FA컵 4강 출전 엔트리 등록 기간이 지나 밖에서 경기를 봤다. 그 전까지 김민우는 상주 소속으로 FA컵을 치렀다. 

10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 코레일과 2019 KEB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 선발 출전한 김민우는 후반 32분 문전 우측을 파고 들어 세 번째 골을 넣으며 4-0 대승에 기여했다. 이미 골라인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후반 23분 고승범의 두 번째 득점으로 이어진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을 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따라 들어가 공을 밀어 넣는 집념을 보였다.

김민우는 먼저 "제가 상주에 있을 때부터 FA컵을 시작했다. 본의 아니게 결승전만 뛰게 된 선수가 됐다. 뒤에 있는 선수들, 경기를 못 뛴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우승컵을 같이 들 수 있게 되어 기쁘고 안심이 된 것 같다"며 FA컵 결승전 출전 기회가 주어진 것에 보답하는 헌신을 보여야 했다고 말했다.

김민우의 가세는 후반기 시작 후 리그 성적 부진에 빠진 수원에 천군만마가 됐다. 김민우는 모범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고참이고 팀을 이끌어야 하는 나이가 됐다. 경기장 안에서나 훈련, 생활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야 한다고 생각하고 생활했다."

▲ 득점 후 기뻐하는 김민우 ⓒ한희재 기자


2-0이 된 상황에서 후반 32분 문전 우측을 돌파해 시도한 슈팅 장면에서 김민우는 날카롭고 저돌적이었다. 골 욕심이 있었냐는 질문에 김민우는 그동안 해결하지 못한 기회들을 이야기했다.

"항상 슈팅 찬스가 내게 오는데, 그동안 해결 못했다. 오늘은 해결해서 기분이 좋았고 다행이었다." 개인을 위한 골이 아니라 팀을 위해 기회를 살리는 임무를 생각했다는 것이다.

확실한 자신의 골을 결정한 뒤 김민우는 수원 서포터즈가 모인 관중석 앞으로 가서 손을 휘젓는 세리머니를 했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민우는 "손 모양은 별을 그린 것이었다. 우승하면 별이 생기니까 별을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1차전 무승부가 부담스럽지 않았냐는 질문에 김민우는 수원 선수단이 가진 능력에 의심이 없었다고 했다. 경기를 노련하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큰 걱정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발휘해준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상대 팀은 우리보다 더 급하지 않게 플레이를 할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도 급하지 않게 플레이한다면 충분히 찬스가 오고, 경기를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김민우는 수원 팬들이 보내준 성원의 힘과, 그에 보답해야 하는 책임감을 말했다. 

"당연히 팬들이 그만큼 있기 때문에 그런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 팬들은 항상 큰 힘이 되고, 홈에선 항상 적응된 경기장에서 하니까 유리한 경기를 하는 것 같다."

"많이 힘든 시즌을 보낸 것 같은데, 그래도 팬들에게 많은 야유도 받고, 그러면서 선수들도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우승으로 팬들에게 선물을 드려 다행이다. 내년 ACL에 나간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김민우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결승전을 경험했고, 우승을 차지했다. 긴장보다 기대를 말했고, 우승을 즐겼다. 

"결승전은 처음이었는데 그렇게 큰 긴장감보다는 오히려 경기 시작 전까지는 설렜고 기대가 많이 됐다."

김민우는 올 시즌을 끝으로 수원과 계약이 끝난다. 김민우를 레전드로 여기는 일본 클럽 사간 도스를 포함해 몇몇 팀들이 김민우를 원하는 상황이다. 김민유는 "지금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시즌이 끝나야 정확하게 나올 것 같다. 지금은 뭐라고 말씀 드리기 힘들다"며 말을 아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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