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새벽 UAE 두바이로 출국한 김학범 감독 ⓒ한준 기자

| 13일~19일 두바이컵 4경기 치르는 김학범호, 2개팀 로테이션으로 훈련 병행
| 친선 대회는 결과보다 과정 중시, "히딩크있는 중국이 본선에서 더 까다로웠을 것"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한준 기자] "히딩크 감독도 중국에서 팀을 만드는 중이었는데. 우리도 팀을 만들기 위해 두바이컵에 참가하는 것이다. 경기 결과는 전혀 신경 안 쓸 것이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2세 이하 축구 대표팀이 11월 A매치 기간 참가하는 2019 두바이컵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 중요한 대회다. 김학범 감독은 9일 밤 인천국제공항 출국 현장에서 " 결과는 크게 신경 안 쓴다. 얼마나 적응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공격수 이동준(22, 부산 아이파크)도 "당연히 승리하고 싶은 마음은 다들 같을 것이다. 이것 또한 과정이기에 좋은 모습을 보여서 좋은 경험을 하고 싶다"며 대회 결과보다 2020년 1월 태국서 열리는 AFC U-23 챔피언십에서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얻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9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를 탄 22세 이하 대표팀은 10일 도착해 13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첫 경기를 치른다. 회복으로 하루를 보내면 사우디전을 준비하는 훈련은 실질적으로 이틀 간 할 수 있다. 경기 하루 전에는 강도 높은 훈련을 하기 어렵다. 일주일 간 네 경기를 치러야 하는 두바이컵은 강행군이다. 15일 바레인, 17일 이라크, 19일 UAE와 경기가 이틀 간격으로 이어진다. 경기 사이 휴식일이 하루에 불과하다.

짧은 기간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일정은 경기보다 훈련이 중요한 22세 이하 대표팀에 유리한 조건이 아니다. 그래서 김학범 감독은 26명의 선수를 소집했다고 말했다. 엔트리 구성을 위한 선수 점검 차원뿐 아니라 전술 훈련과 체력 훈련을 충분히 실시하기 위해 4경기를 2개팀이 뛰는 형태로 팀을 이원화할 계획인 것이다.

김학범 감독은 출국 전 스포티비뉴스를 만나 "4경기에 두 개팀이 나서도록 운영할 것이다. 두 경기를 치른다고 생각하면 경기 사이에 3일씩이 생긴다. 선수들 모두가 실전 경기를 치르면서 훈련을 병행할 수 있게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제주에서 시리아와 2연전을 치르려다 시리아가 비자 문제로 내한하지 못해 파주NFC에서 훈련만 가진 김학범호는 10월 A매치 기간 화성과 천안에서 우즈베키스탄과 경기했다. 이 기간 선수의 개인 능력을 살폈다. 11월 UAE 원정의 목표는 조직력 구축이다. 첫 원정 훈련이기도 하다. 이 기간 팀의 밀도를 높여야 한다.

▲ 김학범 22세 이하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 11월 두바이컵 참가, 실전 경험과 조직 훈련 두 마리 토끼 위해 '26인 팀 이원화'

4경기를 정신없이 치르다 오면 훈련 효과가 떨어진다. 또 정예 전력으로만 경기하면 상대국에 전력을 고스란히 보여주게 된다. 김 감독은 많은 선수를 살피고, 또 소집해서 먼 거리를 이동한 선수 모두에게 경기 경험을 주면서도 전술 훈련 효과를 최대로 확보할 수 있는 플랜을 짰다. 김 감독은 "우즈벡전에도 그랬지만 우리 패를 다 보여주면서 갈 수는 없다. 이번에도 많은 팀들이 와서 우리 플레이를 찍어갈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출전할 것이고, 섞어서 뛸 것이기에 최대치로 준비하면서도 우리 전력 노출은 최소화될 것"이라고 했다. 

두바이컵에서 김학범호는 전술적으로, 조직적으로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지만 본선에서 보여줄 최대치 전력은 자연스럽게 숨겨질 수 있게 운영한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 결과는 더더욱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 김학범 감독의 생각이다. "4경기를 다 이긴다고 본 대회에서 잘하리란 법은 없다. 과정일 뿐이다. 가는 길에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고 문제를 겪어봐야 이를 통해 감독도 배우고, 본선에서 생길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

김학범 감독은 오히려 대회 전 평가전, 친선 대회에서 비기거나 지면서 팀이 겪을 수 있는 문제들을 마주해야 그에 대한 대안을 찾고 치밀하게 팀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고, 그에 대한 팀 차원의 솔루션도 만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친선 대회 결과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경질한 중국 22세 이하 대표팀의 선택에 의아하다고 했다. 한국은 AFC U-23 챔피언십 본선에서 우즈베키스탄, 이란, 중국과 한 조에 속했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맡을 때도 본선에 가기전에 크게 지고, 비판도 받고 그랬다. 히딩크 감독은 팀을 주물러 가면서 만드는 타입이다.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막상 본선에 문제가 생긴다. 볼 선수를 다 보고, 전술도 다 써보며 문제를 찾는 과정이다. 히딩크 감독은 대회 운영을 기가 막히게 하는 사람이다. 히딩크 감독이 물러난 것은 우리 입장에선 더 낫다고 볼 수 있다. 지금 팀이 갖춰지고 본선에 맞춰서 차근차근 가다보면 본선에 가서 오히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정예 전력은 대회에 임박한 시점에 갖추고 준비해도 충분하다."

김학범 감독은 지난달까지 성인 대표팀과 일정을 함께 하던 다름슈타트 미드필더 백승호(22)도 처음 소집했다. "대표팀에서 보다 앞 자리에 써볼 생각이다. 훈련과 경기에서 여러자리에 써보고 찾겠다"는 김학범 감독은, 어느 누구도 주전 자리를 확보한 것은 아니라며 경쟁은 여전히 모두에게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은 언제나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기회를 잡기 위해선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 선수를 찾을 것이다." 

김학범 감독은 두바이에서 승리가 아닌 팀과 선수, 그리고 조직을 찾으러 간다. 패배가 김학범 감독의 계획을 흔들지 못할 것이다.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한준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