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버풀-맨시티전 경기를 맡은 마이클 올리버 주심(왼쪽)과 주제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 과르디올라 감독은 핸드볼 반칙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2019-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2라운드 맞대결은 유독 핸드볼 논란으로 시끄럽다. 

리버풀과 맨시티는 11일 오전 1시 30분(한국 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2019-20시즌 PL 12라운드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 결과는 홈 팀 리버풀의 3-1 완승. 승점 34점으로 선두를 질주 중인 리버풀은 4위 맨시티를 승점 9점 차로 격차를 벌렸다.

핸드볼 이슈를 논외로 하더라도 전반적으로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 홈에서 펼치는 맨시티와 맞대결 준비를 잘했다는 의견이 많다. 

클롭 감독은 주전급 선수 앤드류 로버트슨, 호베르투 피르미누, 사디오 마네를 주중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헹크와 조별리그 경기에서 선발 제외해 휴식을 줬고, 전술적으로 이른 시점 선제골을 기록하면서도 완급조절을 잘했다. 각 상황별로 선수들에게 방향성을 잘 훈련시킨 듯했다. 

반면 주제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가 허벅지 근육 부상에서 3주 만에 돌아왔으나, 곧바로 선발로 기용했다. 벤치에 전문 수비수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있지만, 빌드업을 생각해 굳이 미드필더 페르난지뉴를 센터백으로 기용했다. 모하메드 살라에게 내준 추가 골은 페르난지뉴와 앙헬리뇨의 실수가 겹쳤다. 

경기는 전반 12분 만에 리버풀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전반 5분 맨시티의 공격을 막은 리버풀은 역습했고, 마네가 왼쪽 측면에서 내준 볼을 일카이 귄도안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다. 아크 정면에서 기다리던 파비뉴가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앞선 상황에서 아놀드의 핸드볼 논란이 있었지만 경기는 이어졌다.

전반 12분엔 리버풀의 풀백 알렉산더 아놀드가 내주자 왼쪽에서 로버트슨의 크로스를 쇄도한 살라가 머리로 밀어 넣었다. 

후반전 6분 만에 리버풀의 마네가 쐐기 골을 기록했다. 맨시티는 후반 33분이 돼서 베르나르두 실바(베실바)가 만회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전반 5분처럼, 후반 37분 핸드볼 논란이 있었지만, 그대로 경기가 이어지면서 더 이상 추격하지 못했다. 두 차례 핸드볼 용의자는 모두 아놀드다.

▲ 핸드볼 논란의 당사자, 리버풀의 수비수 알렉산더-아놀드.

◆전반 5분 베르나르두-아놀드의 핸드볼 논란

전반 5분 베르나르두가 리버풀 진영으로 돌파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볼을 찼는데, 리버풀 수비수 데얀 로브렌을 맞고 자신의 손을 스친 이후 아놀드의 손에 맞았다. 두 차례 페널티킥이 날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 근거리에서 지켜본 주심 마이클 올리버는 2건에 대해 모두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먼저 최근 6월 개정된 핸드볼 규칙을 보면 수비수는 기존처럼 고의성 여부를 주심이 주관 판단하지만, 공격자의 핸드볼에 대해선 조금 더 명확한 판정을 할 수 있게 됐다. 

'공격자의 핸드볼이 득점이 되거나, 핸드볼이 득점할 기회로 연결되면 주심은 핸드볼 반칙으로 불 수 있다'는 게 개정의 요지다. 

주심은 베르나르두의 돌파를 '득점이 나기 위한 결정적인 기회나 득점 상황'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잘못 알려진 것처럼 '페널티박스 안에서 볼이 공격자가 손에 볼이 맞으면 무조건 핸드볼 반칙이 선언되는 것'은 아니다. 올리버 주심이 베르나르두의 돌파 과정에서 손에 맞은 것은 득점이나 손을 맞고 득점할 기회가 생겼다고 판단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베르나르두의 손에 맞은 이후 과정에서 어떻게든 맨시티의 득점으로 연결됐다면, VAR 이후 핸드볼 반칙으로 수정됐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결국 볼은 아놀드에 의해 차단됐다. 

반면 아놀드의 핸드볼 반칙 과정을 보면, '팔이 어깨 높이보다 위로 과도하게 올라갔을 경우'로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 영국 현지에서도 주제 무리뉴, 로이 킨, PL 전 심판 마크 할세이 등도 '아놀드의 핸드볼은 페널티킥이 주어졌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아마 주심은 수비수 아놀드의 핸드볼 반칙에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해 핸드볼을 선언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장면은 주심의 주관적 요소가 개입될 수밖에 없는 판정인데, 여러 가지 상황이 미묘하게 겹쳐 의견이 분분해졌다. 

◆후반 37분 스털링의 슈팅-아놀드의 핸드볼

아놀드의 두 번째는 반칙은 핸드볼이 아니라는 의견이 다수다. 스털링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슈팅을 했고 이어지는 수비 동작에서 아놀드가 '부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어깨보다 높이 과도하게 팔이 올라가거나, 팔을 올려 몸을 크게 만드려는 동작'을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까이서 본 올리버 주심은 의도성이 없는 수비 동작으로 보고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 상황 직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두 번째 핸드볼 반칙이라고 불만을 토로했지만, 첫 번째보다는 평범한 플레이에 가까웠다. 

이 경기를 현지에서 해설하던 영국 유력매체 '스카이스포츠' 해설진은 '첫 번째 아놀드의 핸드볼 상황에선 맨시티에 페널티킥이 주어져도 할 말이 없고, 두 번째 핸드볼은 페널티킥이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개정된 핸드볼 규정: 새로운 것보다는 명확해진 규칙

*핸드볼인 경우 

-공격자가 득점을 위한 빌드업 또는 득점 과정에서 핸드볼이 일어난 경우(볼이 공격자의 손을 맞고 득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핸드볼)

-부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어깨보다 높이 과도하게 팔이 올라가거나, 팔을 올려 몸을 크게 만드려는 동작을 한 경우

*핸드볼이 아닌 경우

-자신의 신체 터치 후에 바로 손, 팔에 터치된 경우(ex '따당 볼, 투 터치')

-가까이 있는 다른 선수 터치 이후 손, 팔에 맞는 경우(물리적으로 피할 수 없었다)

-태클 등으로 몸이 지면으로 넘어질 때 손, 팔이 몸과 지면 사이에 위치해 신체를 지탱하는 경우(ex 태클할 때 지지하는 손), 반면 가로나 세로로 손을 지나치게 뻗으면 핸드볼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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