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스콧 브로셔스 감독(왼쪽)을 비롯한 선수단이 11일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한국전에서 6회초 홈런을 친 브렌트 루커(35번)를 환영하고 있다. 미국은 그러나 한국에 1-5로 패해 2패를 기록하게 됐다. ⓒ도쿄(일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재국 기자] 야구 종주국 미국이 한국에 패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빨간불이 켜졌다.

메이저리그 스타플레이어 출신 스콧 브로셔스 감독이 이끄는 미국 야구대표팀은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첫 경기에서 한국에 1-5로 패했다. 예선라운드 A조에서 1패로 안고 슈퍼라운드에 올라온 미국은 이로써 승리 없이 2패만 기록하게 됐다.

이제 미국에 남은 경기는 단 3경기뿐이다. 12일 일본전(오후 7시·도쿄돔), 13일 호주전(낮 12시·도쿄돔), 15일 대만전(낮 12시·도쿄돔)이 기다리고 있다. 전승을 하더라도 3승2패다. 결승전은 어렵고, 3~4위전에 나갈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이번 프리미어12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호주, 미국, 멕시코 등 총 6개국이 참가하고 있는데 올림픽 출전권 2장이 걸려 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개최국이어서 자동 출전권을 이미 획득해 놓은 상황. 아시아·오세아니아 대륙에서 최고 성적을 올린 팀에 1장, 아메리카 대륙에서 최고 성적을 올린 팀에 1장이 주어진다. 따라서 사실상 한국 대만 호주 3개국이 1장을 놓고 다투고, 미국과 멕시코 2개국이 1장을 얻기 위해 싸우는 형국이다.

미국은 경쟁국인 멕시코에 두 발이나 뒤지게 됐다. 예선 A조에서 멕시코에 2-8로 패한 것이 뼈아팠다. 멕시코가 3전 전승으로 A조 1위, 미국은 2승1패로 A조 2위를 차지해 슈퍼라운드에 올랐다. 다시 말해 멕시코는 한국처럼 1승을 안고 슈퍼라운드에 오른 반면 미국은 1패를 짊어지고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티켓을 따내기 위해서는 다른 국가가 몇 위를 하든, 멕시코보다는 무조건 앞서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멕시코는 11일 낮 12시부터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슈퍼라운드 첫 경기 대만전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예선 1승을 포함해 2승 무패를 기록 중이다.

미국으로선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고 3승2패를 만든 다음에 멕시코가 남은 3경기에서 모두 패하면서 2승3패를 기록하기를 바라야하는 상황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시나리오다.

물론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하더라도 다음 기회는 있다. 아메리카 대륙 1위 팀에 진출권이 주어지는 '아메리카 퀄리파이어' 대회다. 이어 내년 대만에서 열리는 패자부활전 성격의 세계예선에 1장의 티켓이 걸려 있다. 그러나 사실상 직행 티켓이 걸린 이번 프리미어12에서 도쿄올림픽행을 결정하지 못하면 갈수록 심리적으로 쫓길 수밖에 없다. 경쟁국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에게 이번 프리미어12 대회 출전을 불허한 미국. 올림픽 티켓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린 야구 종주국 미국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스포티비뉴스=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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