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공식 응원단장' 김영문 씨와 그의 일본인 친구들. ⓒ 도쿄,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3012명. 11일 도쿄돔에서 열린 한국과 미국의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경기에 입장한 총 관중 숫자다. 

이 3012명 가운데 1명, 한국에서 날아온 '비공식 응원단장'의 목소리가 도쿄돔을 쩌렁쩌렁 울렸다. 김경문 감독의 마음도 흔들었다. 

한국은 11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미국과 경기에서 5-1로 이겼다. 예선라운드 전적 포함 2승을 선점해 2패인 대만 호주와 2020년 도쿄 올림픽 진출권 경쟁에서 성큼 앞서기 시작했다. 

한국이 공격할 때면 마치 KBO리그 경기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모든 타자의 응원가를 육성으로 부른 한 팬 덕분이었다. 두산의 원정 응원단을 맡았던 김영문 씨가 1회부터 9회까지 한국 선수들을 위해 목을 아끼지 않았다. 

▲ 한국은 11일 미국을 5-1로 꺾었다. ⓒ 도쿄, 곽혜미 기자
원정 응원을 했던 경력을 살려 물 흐르듯 지휘했다. 김영문 씨는 "응원단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아쉬웠다. 선수들 응원가부터 구호까지 정말 연구를 많이했다"고 말했다. 

주변에는 일본인 팬들이 있었다. 요미우리 서포터인 하야카와 다케오 씨와 기쿠타케 마사시 씨 등은 예전부터 김영문 씨와 교류하던 사이. 덕분에 16일 한일전 표를 매진되기 전에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영문 씨는 "일본전은 친구들에게 부탁해서 표를 구했다. 3루 더그아웃 바로 뒤쪽에서 응원하려고 한다. 한국에서 오신 팬들, 여기 사는 교포분들도 같이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토요일, 토요일 밤을 기대했다. 

하야카와 씨는 "김영문 씨를 통해서 한국야구를 알고, 두산 팬이 됐다. 일본에 있지만 한국을 정말 좋아한다. 한국과 여러 일들이 있지만 이렇게 응원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두산 유니폼 사이에 기쿠타케 씨만 유일하게 kt 점퍼를 입고 있었는데, 그는 "김주일 응원단장이 좋아서 kt 팬이 됐다"며 해맑게 웃었다. 

▲ 김경문 감독. ⓒ 곽혜미 기자
김경문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응원이 고마웠다. 몇 분이 오셨는지, 한국에서 오셨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그 소리에 뭉클했고, 정말 큰 힘이 났다. 그분들 위해서라도 이겨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영문 씨는 공식 응원단이 오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원정 응원을 준비했다고 했다. 그는 "응원단이 못 온다는 소식에 아쉬운 마음이 컸다. 야구 팬의 한 사람으로서 열심히 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을 위해, 야구가 다시 부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왔다"면서 또 이렇게 강조했다. 

"올해 800만 관중에 실패한 것은 팬들이 야구계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다. 1년 동안 90~100경기에 간다. 올해 야구를 보며 문제가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 올림픽, 2021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까지 국제대회에서 계속 잘 하면 KBO리그도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 싶다."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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