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에 합류한 이지풍 코치는 단순한 웨이트트레이닝보다는 선수들의 생각 변화를 우선 과제로 뽑았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K 주축 투수들은 충분한 휴식을 마치고 11일부터 본격적인 마무리 훈련에 돌입했다. 시즌 내내 피로가 쌓인 만큼 회복에 중점을 둔다. 그러나 그 회복훈련도 첫날부터 분위기가 달라졌음을 실감하고 있었다.

이지풍 SK 컨디셔닝코치가 그 중심에 있다.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프로그램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이 코치의 독려 속에 짧지만 굵은 프로그램을 소화한 선수들의 입에서는 “힘들다”는 농담이 나왔다. 이 코치는 “아무래도 휴식 후 첫날이라 그럴 수도 있다”고 웃으면서 “열심히 하는 선수들은 열심히 하고, 그간 부족했던 선수들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SK 선수들의 첫 인상을 설명했다.

KBO리그에 ‘트레이닝 바람’을 일으킨 이 코치는 히어로즈와 kt에서 맹활약하며 업계 최고의 능력을 인정받은 지도자다. SK는 올해 후반기 성적 저하가 선수들의 체력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가장 먼저 컨디셔닝·트레이닝 파트에 손을 댔다. 기존 인원에서 1명을 더 추가해 이 파트를 보강했다. 히어로즈 시절 염경엽 감독과 함께 했던 이 코치의 가세는 분명 큰 전력보강이다.

그런데 이 코치가 부임 이후 처음으로 선수들을 만난 것은 훈련장이 아니었다. 강연장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이 코치는 “감독님께서 강의부터 하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이 코치가 강의에서 중시한 것은 ‘생각의 변화’였다. 같은 훈련도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차이가 난다는 것이 이 코치의 오랜 지론이다. 다른 팀 사례보다는 선수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SK 선수들을 모델로 삼아 이해를 도왔다.

이 코치는 “사실 웨이트트레이닝은 나중 문제다. 웨이트트레이닝은 모든 팀들이 한다. 아마추어 선수들도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그 사이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생각의 변화가 필요하고, 선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야 한다.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의 노력도 동반되어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생각을 바꾸려고 노력을 한다. 반응이 괜찮았던 것 같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업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 지도자다. 그러나 이 코치는 그 권위가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그래서 소통을 웨이트트레이닝보다 우선순위에 둔다. 이 코치는 “처음에는 따라오겠지만 생각이 일치하지 않으면 결국 선수들은 원래 자신의 방식대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그래서 선수들과 신뢰관계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제 막 합류한 이 코치도 선수들과 대화 시간을 늘리며 기초를 쌓아가고 있다.

이처럼 지금은 선수들의 몸은 물론 심리도 파악하는 단계다. 시즌 중 한계를 절실히 실감한 선수들도 이 코치 및 컨디셔닝 코치들의 말을 귀담아 듣는다. “변화가 쉬운 것은 아니다”고 말한 이 코치는 “스트레스부터 줄여주는 게 우선이다. 휴식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기본이 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이론이나 기계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남은 마무리훈련 중점 사항을 설명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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