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순창, 이강유 영상 기자] "1년 전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그간 몸에) 큰 이상이 없었기에 의사 말이 날벼락처럼 느껴졌다."

김두식(69) 씨는 지난해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암세포가 몸 곳곳에 뿌리를 내렸다.

수술대에 올랐다. 반년 동안 항암 주사만 12번 맞았다.

삶 속 어느 때보다 '긴' 6개월이었다. 물 젖은 솜마냥 몸과 마음 모두 축 가라앉았다.

"그땐 삶이 정말 힘겨웠다"고 김 씨는 털어놨다. 시간이 물처럼 흐르지 않고 납처럼 흘렀다고 돌이켰다.

호전 비결로 소프트 테니스를 꼽았다.

▲ 대장암 판정을 받았지만 소프트테니스로 건강을 찾아가고있는 김두식씨

"(평소 좋아하는) 소프트 테니스장에 와서 그저 걷기만 했다. 공 치는 건 엄두도 못 냈다. 그저 와서 (남이 운동하는 걸) 보고 걷기만 했다. 그만으로도 병세가 나아지는 효과가 있었다."

2019년 전국소프트테니스 시군구 어르신 페스티벌이 지난 10일 전북 순창군 다목적구장에서 열렸다.

소프트 테니스를 즐기는 60대 이상 어르신이 순창에 모였다. 정확하게 강서브를 넣는 준 프로부터 어찌어찌 랠리를 이어 가는 성실파까지 다양한 연령과 기량을 지닌 어르신이 코트를 채웠다.

구석구석 코트를 누비며 노익장을 자랑한 김재곤(84) 씨는 "건강 유지 비결은 (움직임이 많은) 소프트 테니스"라고 웃었다.

"공 치는 재미도 있고 나이에 비해 코트에서 잘 뛰어다닌다는 칭찬을 들으면 (내심) 뿌듯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소프트 테니스는 구한말 개혁사상가인 김옥균(1851~1894)이 일본에서 들여왔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 체육 가운데 하나다.

그만큼 쌓인 이야기가 깊다. 1920년 첫발을 뗀 전국체육대회에서도 소프트 테니스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육상과 야구, 축구 등과 초대 대회 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기존 테니스공보다 가볍고 말랑말랑하다. 덕분에 라켓도 테니스 라켓보다 가볍다. 청년은 물론 여성과 장년층도 부상 위험 없이 맘껏 즐길 수 있다.

순창에서 만난 이들도 소프트 테니스를 권유했다. 김두식 씨도 그랬다. 진심 어린 추천을 건넸다.

"동년배에게 꼭 당부하고 싶다. 몸이 아프다고, 나이가 많다고 집에만 있지 않았으면 한다. 자주 운동하는 곳에 와서 얘기도 나누고 몸을 움직였으면 한다."

"하다못해 (남이 운동하는 걸) 보기만 해도 효과가 있다. 의사도 놀랐다. 지난 6월 호전되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다음 달 2차 검진도 기대하고 있다(웃음). 나이 들수록 잘 뛰고 잘 놀아야 한다. 소프트 테니스는 그런 역할을 수행하는 데 훌륭한 동반자"라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순창, 이강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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