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36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0.50.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첫 경기까지 한국 마운드의 성적이다. 철옹성 같았던 마운드가 하필, 이번 대회 가장 중요한 경기 가운데 하나인 대만전에서 버티지 못했다.

한국은 12일 일본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대만과 경기에서 0-7로 졌다. 

이번 프리미어 12 대회에 나서는 대표팀 장점은 높은 마운드였다. 양현종, 김광현이 이끄는 선발진과 함게 조상우, 하재훈, 고우석, 원종현 등 각 구단 뒷문을 지키는 강한 마무리투수들이 불펜진에 대기했다. 실제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조별라운드 3경기, 27이닝 동안 단 1실점만 기록하며 팀 평균자책점 0.33으로 압도적인 방어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대만전에서는 선발부터 삐끗했다. 선발 등판한 김광현이 3⅓이닝 8피안타 3탈삼진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조별라운드 캐나다전에서 6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던 기세는 온데간데없었다.

경기 중반까지 타선이 침묵해 0-3으로 끌려가는 가운데 마운드는 끝내 버티지 못했다. 6회부터 마운드를 지키던 고우석이 7회초 선두타자 후진롱에게 볼넷을 줬다. 이어 린저쉬엔 타석 때 연거푸 볼 2개를 던지고 교체됐다.

고우석에 이어 원종현이 등판했다. 린저쉬엔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다. 원종현은 왕보롱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린홍위를 삼진으로 잡은 원종현은 천쥔시우에게 좌중월 3점 홈런을 맞아 무너졌다.

이날 패배를 마운드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1회 박민우 김하성 출루로 무사 1, 2루 기회가 있었다. 이정후 박병호 김재환이 범타로 물러나 무득점에 그쳤다. 한국은 이후 대만 선발투수 창이에게 막혔다. 창이가 112구를 던지며 6⅔이닝을 막는 동안 한국은 4안타 4볼넷 무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튼튼했던 불펜이 조금 더 버텨줬다면, 경기 후반이 어떻게 흘러갔을지는 모를 일이다. 예전부터 한국이 자랑하는 '약속의 8회'는 점수 차가 적은 상황에서 '희망'이 남아 있을 때 나오는 한국의 전매특허 이야기였다. 그러나 경기 중반 피홈런으로 단번에 3점을 내줘 '희망'을 갖기에는 어려운 점수 차가 됐다. 추격하는 점수를 만들지 못한 한국은 오히려 9회초 등판한 문경찬이 1실점 하며 7점 차 대패로 경기를 마치게 됐다.

이번 대만전이 중요했던 이유는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이 이번 대회에 걸려있기 때문이다. 슈퍼라운드에 참가한 호주, 대만, 한국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이 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쥔다. 

이날 경기 전까지 호주가 3패, 대만이 2패였다. 한국이 대만을 잡으면 한국은 3승, 대만은 호주와 나란히 3패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패배로 한국은 대만에 희망을 남겨줬다.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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