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재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오재원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FA 신청 의사를 밝히며 단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매일 경기에 나갈 수 있는 팀에서 뛰고 싶다."

올 시즌 오재원은 팀 내 경쟁에서 밀렸다. 두산 주전 2루수는 최주환의 차지였다.

최주환 역시 지난해 성적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타율 0.333, 26홈런 108타점을 기록했던 최주환은 올 시즌엔 타율 0.277 4홈런 47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오재원은 더욱 크게 성적이 떨어졌다. 지난해 타율 0.313 15홈런 81타점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엔 타율 0.164 3홈런 18타점에 머물렀다.

지난해엔 공존이 가능했다. 오재원이 2루수로 나가고 최주환이 지명타자를 맡으면 문제가 해결됐다. 마땅한 외국인 타자를 구하지 못한 두산의 해결책이었다.

올 시즌엔 사정이 달라졌다. 새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가 최다 안타왕에 오를 정도로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페르난데스는 내년 시즌에도 두산에서 뛸 것이다. 그리고 그의 포지션은 또 한번 지명타자가 될 것이다.

페르난데스는 수비에 약점이 있어 지명타자로 주로 나섰다. 오재원과 최주환의 포지션이 겹칠 수 밖에 없었다.

올 시즌 최주환이 약점이던 수비에서도 많은 기량 향상을 보이며 경쟁은 주전 최주환과 백업 오재원의 구도가 굳어졌다.

그렇다면 오재원은 두산 이외 팀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

▲ 오재원. ⓒ곽혜미 기자
결론부터 풀어 가자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현재 FA 보상 규정 안에서는 오재원이 마음껏 팀을 옮길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2루수가 필요한 팀은 있다. 대표적인 팀이 LG다. 그러나 LG는 오재원 영입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LG 한 관계자는 "오재원을 영입하기 위해선 보상금과 보상 선수까지 내줘야 한다. 그 정도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영입할 만한 카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재원의 올 시즌 연봉은 5억5000만 원이나 된다. 보상 규모도 그만큼 커진다.

결국 두산 내에서 다시 경쟁을 펼치고 이겨 내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두산이 의도적으로 오재원을 배제하고 최주환을 밀어 주며 만들어진 구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경쟁에서 이기면 두산의 주전 2루수는 다시 오재원이 될 수도 있다. 최주환의 타격 능력이 업그레이드된 만큼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 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

오재원이 원하는 "풀타임 기회를 줄 수 있는 팀"은 현재로선 두산이 유일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또 어느 팀에서건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없다. 두산 팀 내 경쟁자가 매우 강하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다.

모 구단 관계자는 "FA로 영입한 선수를 안 쓰긴 어렵지만 FA도 경쟁을 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엔 변함이 없다. 결국 오재원도 두산에서 경쟁을 이겨 내는 것이 서로 윈-윈이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재원이 내년 시즌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새로운 각오로 팀 내 경쟁에서 이겨 내는 수 밖에 없다. 그 어느 팀도 '주전 보장'을 약속해 주지는 않는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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