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전 0-7 완패 뒤 고개 숙여 인사하는 한국 선수들. ⓒ 지바(일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대만전 0-7 완패. 이제 돌이킬래야 돌이킬 수 없는 결과다. 교훈삼되 부담감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그래야 한다는 것을 선수단도 잘 알고 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12일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대만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패전투수 김광현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이날 김광현은 평소의 구속을 찾지 못했다. 그는 "올 시즌 많은 이닝을 던진 것이 영향을 끼친 것 같다. 다음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체력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그랬듯 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김광현을 보기 위해 야구장을 방문했다. 누구보다 잘 던져야 하는 확실한 동기가 있었지만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다. 그에게 '방심'을 실패로 이유로 묻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김광현. ⓒ 지바, 곽혜미 기자
"내일과 모레는 경기가 없다. 쉬면서 타격코치와 상의해서 멕시코전 라인업을 준비하겠다." 김경문 감독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지만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석패도 아닌 참패였으니 그럴 만했다. 그러면서도 김경문 감독은 이 패배에 대해 필요 이상의 의미부여를 하지는 않으려 했다. 

선수들이 느낄 부담감을 우려한 듯하다. 김경문 감독은 "모든 경기를 이길 수는 없는 거니까, 선수단 잘 추슬러서 멕시코전을 잘 준비하겠다"는 말도 남겼다. 목표로 가는 최단거리가 막혔을 뿐 갈 수 없게 된 것은 아니다. 

▲ 김현수(왼쪽)와 박민우. ⓒ 지바, 곽혜미 기자
LG 주장을 맡은 뒤 김현수는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말을 입에 붙이고 살았다. 대표팀 주장이기도 한 그는 이번에도 "예방주사 맞았다고 생각하고 잘 잊을 수 있도록 선수들과 잘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오늘은 오늘이다"라는 김현수의 말처럼, 패배는 패배일 뿐 실패가 아니다. 한국은 15일 멕시코, 16일 일본을 연달아 상대한다. 쉬운 상대는 아니지만 아직 지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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