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와 총액 90만 달러에 계약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kt는 알칸타라와 쿠에바스 이상의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기대 중이다
[스포티비뉴스=가오슝(대만), 김태우 기자] kt의 올해 도약에는 외국인 투수들의 선전도 한몫을 했다. 윌리엄 쿠에바스와 라울 알칸타라가 모두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었다.

대개 이런 성적이면 특별한 문제가 없는 이상 다음 해 무난하게 재계약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kt의 생각은 달랐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더 좋은 투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결론을 내린 kt는 과감하게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2)를 선택했다.  

kt는 11일 “데스파이네와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45만 달러, 인센티브 최대 15만 달러 등 총액 9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쿠바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일찌감치 이름을 날린 데스파이네는 2014년 샌디에이고를 시작으로 6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109경기에서 13승26패 평균자책점 5.11을 기록했다.

기대만큼 성장하거나 실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가지고 있는 기본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여기에 선발 경험도 많아 특별한 전환 과정이 필요 없다. 이숭용 kt 단장은 영입 당시 “타자들이 상대하기 까다로운 베테랑 투수”라면서 “다양한 변화구를 결정구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미국 리그에서 이닝 소화 및 경기 운영 능력이 검증되었기 때문에, 내년 시즌 팀 선발진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만 가오슝에서 kt 마무리훈련을 이끌고 있는 이강철 감독 또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후보 선수들의 영상을 봤을 때 나와 이 단장님이 공통적으로 지목했던 선수”라면서 “다양한 변화구를 가지고 있고, 영상을 보면 맞혀 잡는 능력도 있다. 제구력도 나쁘지 않다. 데이터 분석에서도 분당회전수(RPM) 등이 좋다. 유쾌한 성격으로 상품 가치 또한 있다. 매력적인 부분이 많다”고 반겼다.

사실 10승 외국인 투수를 교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감독도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나 “알칸타라나 쿠에바스보다는 조금 더 안정적인 선수를 뽑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구속도 145~148㎞ 정도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지저분한 구질에 변화구 구사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어느 정도는 안전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실제 KBO리그 다른 구단도 데스파이네의 거취를 눈여겨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t가 재빨리 움직인 셈이다.

영입한 선수가 있으면 보내야 할 선수도 있는 법. 일단 한 명은 교체가 확정이다. 아직 대상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알칸타라를 떠나보내는 수순으로 추측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kt 고위 관계자는 “아직 시장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에바스보다 더 좋은 선수가 있다면 역시 교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kt의 1차 목표는 데스파이네가 아닌 다른 선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걸림돌은 있다. 다른 팀도 마찬가지지만, 40인 로스터 바깥으로 나와야 영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데스파이네라는 ‘보험’을 확보했고, 쿠에바스의 기량도 나쁘지 않은 만큼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지켜볼 공산이 크다. 한편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는 재계약 대상자로 확정됐다.

스포티비뉴스=가오슝(대만),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