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들과 귀국한 김정수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김도곤 기자] "일단 선수들은 각자 자신의 발전이 첫 번째가 되어야 하죠"

이겨야 사는 감독의 입에서 좀처럼 듣기 힘든 말이 나왔다. 김정수 U-17 대표팀 감독의 발언이다.

김정수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대표팀은 13일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했다. 한국은 8강에 진출해 역대 세 번째 8강 진출을 이뤘다. 한국 축구를 짊어질 어린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고 돌아왔다.

선수, 감독 모두 입을 모아 아쉽다고 했지만 충분히 성과가 있었다. 특히 8강 멕시코전(0-1 패)은 이길 수도 있는 경기였다. 김정수 감독 역시 "골이 나왔으면 쉽게 갈 수도 있는 경기였다. 이길 수 있어 아쉬운 경기였다"라고 평가했다.

최근 연령별 대표팀에서 좋은 성적이 나고 있다. 앞서 U-20 월드컵에서는 정정용호가 결승까지 진출했다. 이는 남자 축구 역사상 첫 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이다. U-20 대표팀에 이어 U-17 대표팀도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정정용 감독에 이어 김정수 감독도 주목받았다.

유소년 전임 지도자인 두 감독의 생각이 비슷했다. 선수를 먼저 생각하는 정정용 감독과 마찬가지로 김정수 감독도 선수들을 먼저 생각했다. 이겨야 살아남는 세계에서 좀처럼 듣기 힘든 말이 나왔다.

"일단 선수들은 각자 자신의 발전이 첫 번째가 되어야 하죠."

'김정수 감독이 생각하는 원팀'에 대한 질문에 나온 첫 대답이었다. 이 발언에서 김정수 감독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U-17 월드컵은 성인 대회가 아닐 뿐 FIFA가 주관하는 월드컵이다. 즉 각 연령별 대회 중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다. 하지만 김정수 감독은 월드컵이라고 해서 성적을 내는 것이 아닌 선수 개개인의 발전을 먼저 생각했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과 발전이 먼저다'라는 생각이다.

정정용 감독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 "결국 유소년 지도자의 목표는 성인 대표팀에 한 명이라도 더 보내는 거 아니겠어요?"…U-20 월드컵을 앞둔 3월 소집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성적보다 선수 발전을 우선했다.

'어린 선수들이기 때문에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발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은 당연하지만 그동안 당연시되지 않았던 고리타분한 틀을 깨는 생각이었다.

선수들을 향한 김정수 감독의 조언은 계속됐다. 특히 김정수 감독은 선수들이 하루빨리 프로에 가길 바랐다. 김정수 감독은 "각자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고 프로 진출을 빨리했으면 싶다. 멈추지 말고 도전하길 바란다. 프로에 갈 때 준비가 되지 않으면 가서 적응하는데 오래 걸리고 고생한다. 최대한 잘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김도곤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