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연속 성적 향상을 이룬 문승원은 이제 마지막 단계에 도전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문승원(30·SK)은 매년 특별한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그의 답은 정해져있다.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는 것”이다. 같은 질문에 올해도 그는 웃으며 똑같은 대답을 한다. 괜히 물었다 싶다.

목표는 누구나 세울 수 있다. 관건은 그 목표를 지킬 수 있느냐다. 그렇다면 문승원은 약속을 잘 지키는 ‘모범생’이다. 실제 성적이 매년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처음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문승원은 29경기에서 6승12패 평균자책점 5.33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1경기에서 8승9패 평균자책점 4.60으로 성적이 조금 나아졌다. 올해도 약속을 지켰다. 중간에 발 부상으로 잠깐 빠지기는 했지만 26경기에서 11승7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10승, 그리고 3점대 평균자책점에 진입했다.

말은 쉽다. 그러나 3년 내내 성적이 계속 좋아지는 사례는 생각보다 찾기 쉽지 않다. 문승원도 쉽지 않았다는 듯 안도의 한숨을 쉰다. 그러나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발전이 있어야 프로선수다. 그 자리에 그냥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도태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렵게 잡은 자리인 만큼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도 강하다. 문승원은 그렇게 성장했다.

60에서 70으로 가기는 쉽다. 그러나 70에서 80으로 가는 것은 같은 10의 차이라고 해도 더 어렵다. 80에서 90은 더 난이도가 높다. 문승원은 이제 더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 하는 것이다. 이제 팬들도 문승원을 그냥 ‘5선발’로 생각하지 않는다. 올해 처음으로 10승을 한 만큼 내년에는 그 이상의 성적을 바랄 것이다. 부담은 되지만, 문승원은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수치를 말하지는 않는다. 수치는 어느 정도 올라왔다. 토종 선발투수 중 문승원보다 평균자책점이 좋은 투수는 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5명뿐이었다. 그래서 그럴까. 문승원은 더 욕심을 낸다. 문승원은 “평균자책점은 더 낮춰야겠지만 승수는 야수가 만들어주는 것이다. 결국 동료에게 주는 믿음이 더 커져야 한다. ‘위기 상황이지만 막아줄 것이야’라는 믿음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거꾸로 말하면 상대에는 ‘기회를 만들어도 결국은 점수를 뽑기 어렵다’는 위압감을 의미한다. 문승원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는 하다”고 웃는다. 하지만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운동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도 조절할 생각이다. 단백질, 탄수화물, 식이섬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음식 조절로도 몸이 더 빨리 회복될 수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문승원은 “올 겨울에는 예년보다 더 많이 준비를 할 것이다. 무리라고 생각이 들 때까지 준비하겠다”면서 “기존의 틀에서 좀 더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시 약속을 한 셈이다. 이제 그 약속을 한 번만 더 지키면, 그의 이름 앞에는 '에이스'라는 호칭이 붙을 수도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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