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돔 야경. ⓒ 도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도쿄돔에서 열린 공식 국제대회 일본전에서 3만명 미만의 관중이 들어온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13일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일본-미국전이 끝난 뒤 이번 대회가 흥행에 얼마나 실패하고 있는지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이날 도쿄돔에는 2만7827명이 입장했다. 2015년 3월 열린 유럽 대표와 '히카리TV 글로벌매치' 이후 처음 3만 관중에 실패한 대회가 됐다. 

14일 일본-멕시코전은 그보다는 많은 3만1776명이 들어왔으나 총 4만6000석인 도쿄돔에는 빈자리가 적지 않았다. KBO리그 관중과 비교하면 훨씬 많지만, 그동안 일본이 국제대회 개최로 거둔 흥행 성과와 비교하면 이번 대회는 '부진'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다. 

4년 전 프리미어12는 도쿄돔에서 모두 4경기가 열렸다. 한국과 일본, 미국과 멕시코의 준결승전에 이어 결승전과 3위 결정전이 도쿄돔에서 치러졌다. 일본의 경기는 모두 4만명 이상의 관중을 유치했다. 준결승 한일전에 4만258명, 미국과 3위 결정전에 4만411명이 입장했다. 

경기의 비중을 감안해도 1만명 내외로 차이가 크다. 일본 교도통신의 고이즈미 사토루 기자는 이번 대회 부진에 대해 크게 세 가지 이유를 꼽았다. 먼저 비싼 티켓 가격이다. 

16일 오후 7시 한일전을 포함한 일본팀의 슈퍼라운드 티켓은 가운데, 1000엔(1078원)짜리 입석을 제외하고 앉아서 볼 수 있는 가장 싼 티켓은 2800엔(3만160원)인 외야자유석이다. 최고가 다이아몬드박스는 1만6000엔(17만2350원)이다. 정규시즌 요미우리 홈경기 티켓 가격보다는 비싸다. 

▲ 슈퍼라운드 일본 경기 티켓 가격.
이 첫 번째 이유는 두 번째 이유와 깊은 연관이 있다. 

고이즈미 기자의 두 번째 지적은 '스타 부재'다. 개최국 자격으로 올림픽 티켓을 확보해서일까. 일본은 이번 대회 대표팀에 최선의 선수단을 구성하지 않았다. 투타 모두 특급 선수들이 모인 것은 맞지만 '베스트 오브 베스트'까지는 아니다. 

예비엔트리를 작성한 뒤 프로야구 10개 구단과 선수 선발을 놓고 논의를 거쳤다. 구단에서 'OK' 사인을 보낸 경우에만 대표팀에 선발할 수 있었다. 게다가 28인 엔트리를 발표한 뒤에도 4명이 컨디션 난조와 부상으로 교체됐다.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 안에 있는 선수는 나올 수없다는 점도 크게 영향을 끼쳤다. 

마지막 이유는 '야구 인기 하락'이다. 

일본 프로야구는 올해도 지난해보다 많은 관중 수를 기록해 '상한가'를 찍었다. 그런데 야구 인기가 떨어졌다? 이유가 있는 해석이다. 

프로야구가 마니아 취미로 변했다는 뜻이다. 기존 야구 팬들이 야구장에 더 많이 찾아가면서 관중 수는 늘었지만, 야구를 즐기는 전체 인구는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도쿄에서 열리는 국가대표팀 경기까지 원정 올 사람들도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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