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 수비훈련을 하고 있는 신본기.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김해, 김건일 기자] 롯데 유격수 신본기(30)는 마무리 훈련에서 유격수와 2루수를 번갈아 하고 있다.

14일 상동구장에서 만난 신본기는 "하루 유격수 하면 다음 날 2루수를 하는 패턴"이라며 "정해진 자리가 없다. 그래서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다. 준비를 해야 기회가 온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본기는 단단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수비가 장점인 내야수로, 1루를 제외한 내야 전체를 볼 수 있다. 지난해 139경기에서 타율 0.294를 기록했을 만큼 공격력도 수준급이다.

올 시즌 롯데는 신본기를 유격수로 낙점했다. 다른 포지션은 맡기지 않기로 했다. 신본기의 체력을 안배하고 그가 가진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최하위 멍에를 썼다. 최다 폭투, 최다 볼넷, 최다 실책 등 투수는 물론 불안정한 수비가 문제였다. 신본기는 주전 유격수로서 무거운 책임을 짊어졌다,

"처음엔 수비도, 움직임도 괜찮았다. 그런데 아등바등하다 보니까 집중을 하지 못했다. 좀 쫓기듯이 수비한 것 같다. 유격수가 힘들었다기보단 한 시즌이 힘들었다"며 "팀이 최하위였고 나도 성적이 안 좋아서 마음이 무겁다. 팀이 나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포지션도 배려해 줬는데 만족할 성적을 못 내서 개인적으로 아쉽고 실망스럽다"고 고개 숙였다.

공수를 모두 갖춘 신본기는 여전히 롯데에서 핵심 전력. 게다가 문규현이 은퇴하면서 비중이 더 커졌다. 허문회 신임 감독은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며 중견수 민병헌을 제외한 센터라인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치겠다고 했다. 허 감독의 구상 중 하나가 '2루수' 신본기다. 둘째까지 생겨 개인적으로도 중요해진 2020시즌이다.

신본기는 "(이젠) 내가 할 수 있는 건 새롭게 준비를 해야 하는 시점이다. 기본기를 더 중요시하려 한다. 새로운 포지션도 준비해야 하니까 준비할 게 더 많다. 타격도 안 좋았지만 수비에서 안 좋았기 때문에 (수비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화가 끝날 무렵 FA 전준우 이야기를 꺼내자 신본기는 '꼭 잔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두 선수는 신본기가 2012년 롯데에서 입단한 이래로 함께 했다. 경찰 야구단에서도 같은 시간을 보냈으니 8년을 함께 한 사이다.

신본기는 "준우 형과 오랫동안 같이 있었다. 경찰청을 함께 다녀오기도 했고, 룸메이트이기도 했다. 날 정말 많이 챙겨주셨다.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그렇지만 모르겠다. FA는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 아닌가. (기왕이면) 롯데에서 조금 더 좋은 대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김해,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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