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것을 바꾸고 새 도전에 나서는 문상철은 kt의 1루 주전을 노린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가오슝(대만), 김태우 기자] kt의 가오슝 마무리캠프에서 가장 고민을 모으는 지점은 역시 1루다. 이강철 kt 감독은 멜 로하스 주니어나 강백호를 1루로 둘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몇몇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으나 아직은 1루 주전이라고 못을 박을 만한 선수는 없다.

그런 이 감독이 눈여겨보는 선수 중 하나가 바로 문상철(28)이다. 이 감독은 시즌 막판 문상철의 1루 안착 가능성을 실험했다. 완벽한 합격점을 받지는 못했지만 포기한 것도, 기대치를 낮춘 것도 아니다. 테스트는 아직 진행 중이다. 그런 문상철도 승부수를 던졌다. 타격폼을 바꾸고, 마음도 바꿨다. 2019년의 문상철과 2020년의 문상철은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문상철은 지금까지 타격시 레그킥을 했다. 그러나 이번 마무리캠프에서는 다리를 끄는 쪽으로 바꿨다. 방망이를 드는 손의 높이도 낮췄다. 타격폼이 놀랄 정도로 바뀌었다. 문상철은 “아무래도 콘택트 확룰을 조금 더 높이기 위한 작업이다. 지금까지는 장타 생산에 집중하다보니 아무래도 타격할 때 불필요한 동작이 있었다. 이제는 하체 안정성에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연습경기를 통해 서서히 적응하고 있다. 스스로나, 코칭스태프의 예상보다 더 빠른 정착이다. 문상철은 “여기서 경기를 하고 있는데 긴 시간 동안 해왔던 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연습했던 것들이 경기에서 하나씩 나오고 있다”면서 “공인구가 바뀐 것도 타격폼 변화를 시도하게 된 하나의 원인이었다. 짧은 스윙까지 아니지만 멀리보다는 강한 타구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실 2019년 시즌 막판에 기회가 있었다. 비어있는 1루를 더 두고 볼 수 없었던 이 감독이 문상철을 밀어줬다.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햄스트링 부상 탓에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문상철도 “감이 좋았는데 며칠 쉬고 나서 경기에 나가니 잘 안 됐다”고 아쉬워했다. 결과적으로 2019년의 목표를 이루지 못한 문상철은 타격폼은 물론 생각부터 바꾸며 2020년을 맞이하고 있다. 

문상철은 “올해는 너무 의욕만 앞섰다. 준비를 철저하게 더 하고 시즌에 들어갔었어야 했다. 군 제대 후 첫 시즌이었으니 느낀 것들을 중점에 두고 준비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생각이 너무 많았다. 투수와 싸워야 했는데 정작 내 머릿속에 생각이 너무 많았다.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려고 한다. 안 좋은 부분은 잊고 요소요소에서 좋았던 부분만 가지고 가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금은 과격한(?) 승부수를 던진 것은 현실 인식과 연관이 있다. 문상철은 “나는 아직 1군에서 보여준 게 없는 선수”라고 말한다. 그런데 어느덧 내년에는 우리 나이로 서른이다. 문상철은 “내년에도 보여주는 게 없으면 그 뒤로는 더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러다 방출 명단으로 가는 것”이라면서 “준비를 잘해서 다 걸어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kt 코칭스태프는 이 가오슝의 독기가 내년에는 수원의 1루를 지배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가오슝(대만),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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