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영은 2017년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보직 상관없이 팀이 필요할 때 마운드에 오르는 '마당쇠'였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김해, 김건일 기자] 롯데 좌완 고효준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75경기에 출전했다. 그의 나이 37세.

시즌 전 짝을 이룰 것으로 기대했던 다른 왼손 불펜 투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1군에서 사라진 탓이다. 고효준은 롯데 1군 불펜에서 유일한 좌완이었고 많은 짐을 짊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롯데는 김유영이 매우 반갑다. 김유영은 2014년 롯데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기대주로, 2016시즌과 2017시즌 롯데 1군에서 활약했던 왼손 불펜 투수다. 타자에게 지기 싫어하는 '싸움닭'기질을 남겼던 투수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 상무에서 제대했고 현재 마무리 캠프에서 2020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14일 롯데가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는 김해 상동 롯데 2군 구장에서 복귀 시즌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느냐는 말에 김유영은 "'도망갈 곳이 없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어릴 때는 나이가 어려서, 경험이 없어서 핑계를 댈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도망갈 곳이 없고 무조건 부딪쳐야 할 때다. 그래서 야구에 대해 깊이 파고들고 예전보다 더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유영은 2017년 잦은 등판으로 팔에 과부하가 걸렸고 이듬해 수술대에 올랐다. 마침 상무에 입단한 터라 소식이 뚝 끊겼다. 군대에서 잊히는 유망주가 되는 듯했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잊힌 2년이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김유영은 "(군대에서) 많이 달라졌다. 내 나름대로 절실하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아보니) 당시엔 어린 나이에 마음이 앞섰다. 감정 기복도 크고, 결과에 대한 부담이 컸다"며 "정신적이나 그런 부분에서 성숙해진 것 같다. 예전에도 간절했지만, 지금은 더 간절하다"고 말했다.

김유영은 지난 6월 15일 KT와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수술하고 첫 등판이었다. 이후 17경기에서 1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하고 롯데로 돌아왔다.

김유영은 "지난해 수술하고 올해 후반기 뛰면서 최고 144km까지 나왔다. 팔이 아파서 평균이 안 나오긴 했지만 현재 강영식 코치님과 몸을 만드는 과정에서 더 좋아질 것 같아는 생각이 든다. 팔 상태도 좋아지고 있다"고 웃었다.

지난해 롯데는 팀 볼넷이 546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허문회 감독과 노병오 투수코치는 한목소리로 "볼넷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김유영은 고교 시절부터 타자들에게 맞서는 싸움닭이었다.

"중간이나 선발이나 어떻게 몸을 만들기보단 어떻게 더 강한 공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을까 생각한다. 스트라이크 비율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래야 이길 확률이 높다"며 "후회 없는 시즌을 치르고 싶다. 몇 경기 나가겠다 이런 건 없다. 내 공을 던지는 게 시즌 목표다. 그렇게 전년도보다 나은,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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