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롯데 포수 나종덕과 김준태가 교체되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해, 김건일 기자] 올 시즌 롯데 포수진은 폭투 103개로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100개를 넘어섰다. 투수진은 볼넷이 546개로 가장 많았고 팀 평균자책점은 4.87로 최하위. 투수진의 문제점도 포수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시즌 내내 이어졌다. 성민규 신임 단장은 포수 영입을 공개 선언했다.

허문회 신임 감독이 한 말은 그래서 화제가 됐다. 지난 1일 취임식에서 FA 포수 영입 가능성을 묻는 말에 허 감독은 "우리 포수진은 약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외부 포수 영입에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는 말이라 기자회견장에선 놀랐다는 반응이 나왔다. 여러 기사가 쓰이기도 했다.

허 감독은 위 발언에 대해 "나종덕과 안중열, 김준태는 못하는 선수가 아니다. 모두 상위 라운드에 지명받은 선수가 아닌가. (예를 들어) 박동원도 마찬가지다. 스타트는 똑같다. 성장이 되고 안 되고 차이다. 이 선수들이 롯데에서 어떤 환경에서 자랐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종덕은 2017년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 안중열은 2014년 전체 15순위에 지명받은 유망주다. 뿐만 아니라 롯데엔 한동희(2018년 1차)를 비롯해 투수 쪽에선 윤성빈(2017년 1차), 한승혁(2016년 1차) 등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하고 성장이 정체돼 있는 선수들이 유독 많다.

허 감독은 "키움에서도 항상 이야기했다. 프로에 오는 건 100명, 1000명 중에 한 명이다. 잘해서 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똑같다고 생각한다. 코치들이 어떻게 야구 환경을 만들어 주느냐에 따라 선수가 뚫고 나올 수 있다. 선수들은 생각이 다르고 개성이 다르다. 기술 지도는 모두가 할 수 있다. 선수들과 소통하고 그들을 어떻게 뛰어놀 수 있게끔 하느냐가 코치 역할이다. 키움은 그런 쪽이 잘 됐고, 롯데는 그런 쪽이 잘 안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지난 13일 롯데 마무리 캠프가 진행되고 있는 김해 상동구장에서 선수단에 정식으로 합류한 허문회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을 위해 야구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허 감독의 야구 철학은 확고하다. 허 감독은 자신의 야구 철학에 성민규 단장이 공감하면서 롯데 감독직을 받아들였고, 자신과 같은 철학을 가졌다는 이유로 노병오 투수 코치와 윤윤덕 퀄리티컨트롤 코치를 키움에서 데려왔다. 박종호 수석코치도 같은 이유다. 롯데 포수진이 약하지 않다는 발언은 선수 기운을 살려 주려는 단순한 목적을 떠나서 프로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좋은 능력을 가졌고 야구 환경이 중요하다는 허 감독의 믿음에서 비롯됐다. 허 감독이 FA 포수 이지영 영입을 원했던 이유 중 하나도 환경을 위해서다.

허 감독은 "롯데는 실책, 폭투, 볼넷이 가장 많은 팀이다. 그것을 줄여야 하는데 이지영이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며 "또 코치는 한계가 있다. 선배가 하는 건 또 다르다. 후배가 선배를 보고 배우는 게 중요하고, 그래서 이지영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스포티비뉴스=김해,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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