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노사키 슈타-야마사키 야스아키-스즈키 세이야. ⓒ SPOTV NEWS,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한일 양국 야구팬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할 경기가, 1년에 한 번 보기 힘든 매치업이 이틀 연속 팬들을 찾아간다.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16일 한일전에 이어 17일 결승전 역시 한일전이다. 

일본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이 없어지면서 일본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뚝 떨어진지 오래다. 이틀 동안 계속될 한일전에 앞서 알아두면 좋을 선수들을 꼽아봤다. 선정 이유는 야구 기록보다 '캐릭터'다. 

소프트뱅크 소속의 다카하시 레이와 가이노 히로시는 올해 신인왕을 겨루는 1년 선후배 사이다. 

입단 2년째인 다카하시는 올해 선발로 12승 6패,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주축으로 떠올랐다. 언더핸드투수라 '일본의 박종훈'으로 소개되기도 하는데 투구 패턴은 차이가 있다. 박종훈이 직구-커브 위주의 투구를 하는 반면 다카하시는 직구를 많이 던진다. 변화구는 슬라이더와 커브, 싱커. 구속은 다카하시 쪽이 더 빠른 편이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4km까지 나왔다. 12일 미국전에 나온 만큼 17일 결승전에 다시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 

가이노는 고교 시절 158km를 찍은 강속구 투수다. 입단 첫 해인 올해 바로 필승조에 포함됐다. 시즌 막판 고전하면서 평균자책점이 4.14까지 오른 채 시즌을 마쳤지만 등장은 화려했다. 세이부와 시즌 개막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는데 등판 직후 3연속 탈삼진 포함 2이닝 5탈삼진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번 대회에는 대체 선수로 발탁됐다. 이번 대회 4이닝 무실점 행진 중이다. 

▲ 가이노 히로시. ⓒ 도쿄, 곽혜미 기자
부동의 4번타자 스즈키 세이야(히로시마)는 풀타임 첫 해인 2016년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일본에서는 매년 화제가 된 신조어나 유행어를 결정하는 '신어-유행어 대상' 시상식이 열리는데, 스즈키는 2016년 대상을 받았다. 

그가 2경기 연속 끝내기 홈런을 친 뒤 오가타 고이치 전 감독이 뱉은 "신이 내렸다"는 말이 퍼지고 퍼져 전국구 유행어가 됐다. 사실 스즈키 스스로는 감독의 그 말이 탐탁치 않았었다고 한다. 실력이 아니라 운 덕분이었다는 뜻으로 들렸다고. 

하지만 이 말이 유행어로 떠오르자 "저를 팬들에게 알릴 수 있게 돼 기뻤다"고 생각을 고쳤다. 2016년 11월 네덜란드와 평가전에서는 역전 만루 홈런을 친 뒤 장내 인터뷰에서 스스로 "신이 내렸다!"고 외쳐 웃음을 주기도 했다. 

스즈키는 15일까지 대회 타율 1위(0.476) 홈런 공동 1위(3개) 타점 1위(11개) 도루 공동 3위(2개) 득점 1위(8개) 안타 공동 2위(10개) 3루타 1위(2개) 출루율 1위(0.539) 장타율 1위(1.191)에 올라 있다.

▲ 스즈키 세이야. ⓒ 도쿄, 곽혜미 기자
도노사키 슈타(세이부)는 '일본의 이학주'다. 야구 때문은 아니고 외적인 요소가 닮았다. 바로 중독성 있는 응원가다. '수능 금지곡'으로 꼽히는 이학주의 응원가처럼 도노사키 역시 알게모르게 흥얼거리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지난해 미일 올스타 시리즈 기간 일본 언론 스포르티바는 "기자석에서 경기를 보면 수비하던 메이저리그 올스타 선수들이 등 뒤의 응원석을 힐끔댈 때가 있다. 타석에 있던 선수는 도노사키였다. 응원가가 독특한 선수 아닌가. 팬들이 점프하는 응원은 세이부 팬들에게는 익숙한 광경이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이상해보일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투수도 응원이 있다. 마무리 투수 야마사키 야스아키(DeNA)가 마운드에 오르면 '야스아키 점프'라는 등장 응원이 뒤따른다. 독일 그룹 좀비 네이션의 'Kernkraft 400'(제목은 몰라도 들으면 알 수 있는 그 노래)이 흐르면 팬들은 "야 스 아 키"를 외치며 제자리에서 껑충껑충 뛴다. 13일 멕시코전에서도 이 응원이 빠지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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