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조별리그 쿠바와 경기에서 9회 이승호가 투구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메이저리거가 참가하지 않는 프리미어12는 한일전을 위해 마련한 대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회 첫 번째 한일전은 16일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에 잡혀 있었는데,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결승 진출을 확정 지으면서 17일 결승전까지 이틀 연속 한일전이 펼쳐지게 됐다.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지는 대회 첫 번째 한일전 선발투수로 한국은 좌완 이승호를 예고했다. 원래 양현종이 선발로 준비했는데 15일 한국이 멕시코를 7-3으로 꺾고 일본전 결과와 관계 없이 결승전 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투수 활용에 여유가 생겼다.

이승호는 20세,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선발된 막내다. '가위바위보도 이겨야 한다'는 일본전 선발투수로는 파격적인 선택이다.

이승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었던 김광현을 떠올리게 한다. 같은 좌완인 김광현 역시 당시 20세였다. 대표팀 막내였던 김광현은 일본과 준결승전에 선발로 등판해 8회까지 홀로 버텼다. 삼진 5개를 곁들였고 5피안타 2실점(1자책점0으로 틀어막으며 한국의 사상 첫 올림픽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올림픽 우승을 노렸던 일본은 내로라하는 스타들로 김광현을 노렸다. 하지만 프로 2년차였던 김광현은 밀리지 않고 맞섰다. 당시 일본프로야구 최고 에이스 중 한 명이었던 스기우치 토시야와 선발 맞대결에서도 이겼다. 이후 김광현은 WBC 등에서도 일본을 상대로 표적 등판하며 이선희, 구대성으로 이어지는 좌완 일본 킬러 계보를 이어갔다.

이승호는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4번으로 지명받았다. 김광현 못지않은 잠재력과 기대를 품고 있는 좌완이다. 프로 2년차인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로 나서 122⅔이닝을 던졌고 가을 야구에서도 선발투수로 나서며 경험치를 쌓았다.

흥미롭게도 2008년 김광현을 일본전에 썼던 감독도, 이번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감독도 모두 김경문 감독이다. 박찬호가 은퇴했고 이후 한국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김광현 양현종 류현진은 모두 30대를 넘어섰다. 16일은 새로운 일본 킬러, 그리고 새로운 에이스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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