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니폼을 갖춰입은 호주 대표선수가 시부야에 나타났다. ⓒ 도쿄, 신원철 기자
▲ 호주 대표팀은 소셜 미디어를 가장 잘 활용하는 팀이다.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15일 낮, 도쿄의 명물 '시부야 스크램블'에서 호주 야구선수를 발견했다. 

모자에 유니폼을 갖춰 입은 그를 처음에는 호주에서 온 야구 팬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바지까지 유니폼이었다. 그냥 팬은 아닌 것 같은데…. 자세히 보니 등번호 37번 티모시 애서튼, 예선라운드 한국전에 선발 등판했던 바로 그 투수였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 따라갔더니 카메라를 든 직원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알고보니 앤더슨은 호주 대표팀 홍보 영상 촬영을 위해 담당자들과 시부야를 찾아왔다. 그는 '베스트 컷'을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고 또 건넜다. 

호주 대표팀은 프리미어12에 출전국 가운데 소셜 미디어를 가장 잘 활용하는 팀이다. 페이스북 업데이트가 활발하다. 사진 몇 컷만 올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인터뷰 등 다양한 영상 클립으로 선수들이 한국과 일본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호주 야구 팬들에게 전하고 있다.  

▲ 티모시 애서튼. ⓒ 신원철 기자

애서튼은 "영상 찍기 좋은 곳이라 여기로 왔다"면서 이날 '촬영 콘셉트'를 설명했다. 호주 대표팀 페이스북에 이날 영상이 올라와 있다. 애서튼은 횡단보도를 인파 사이로 야구공을 들고 등장해 당당하게 포즈를 취했다. 이런 장면을 신기하게 지켜보는 사람들도 영상에 생생하게 담겼다.

그는 "도쿄에서 굉장히 즐겁게 지내고 있다. 호텔도 좋고 야구장 시설도 만족스럽다. 도쿄에서 좋은 성적을 내 대회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벌어진 예선라운드에 대해서도 좋은 기억만 갖고 있다. 그는 "호텔이 정말 좋았고 고척돔은 야구하기 좋았다. 서울에서 만난 모든 사람이 친절했다"고 돌아봤다.

애서튼은 한국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2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그렇지만 대회 성적은 수준급이다. 무엇보다 13일 미국전에서 5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호주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호주는 미국을 2-1로 잡고 예선라운드에 이어 또 한 번 이변을 일으켰다.

그는 한국과 경기에 대해 "굉장히 강했다. 좋은 투수들이 있었고, 타자들도 뛰어났다.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팀다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 티모시 애서튼. ⓒ 곽혜미 기자
애서튼은 "우리는 상위 리그에서 뛰는 프로 선수는 없다. 투잡을 뛰는 선수도 있고, 야구를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다. 대신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했다. 그리고 프리미어12에서 6강까지 왔다. 모두에게 기회가 있다. 한국과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5일 한국이 결승전에 오르면서 애서튼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호주는 16일 대만에 1-5로 져 6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러나 슈퍼라운드 진출, 미국전 1승 만으로도 이변의 팀이라 불리기에 충분했다. 한국은 17일 결승전에서 일본에 3-5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일본에 설욕을 노린다.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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