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수가 4회 1점차로 추격하는 2타점 2루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도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김상수가 퍼올린 타구가 슬로모션처럼 천천히 도쿄돔 왼쪽 담장을 향해 날아갔다. 일본이 3회말에만 6점을 올리면서 달아오른 도쿄돔의 열기가 이 순간만큼은 가라앉았다.

타구가 담장을 직접 때리는 순간, 절대다수인 일본 팬들은 탄식을 내뱉었다. 한국 팬들의 짜릿한 환호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1-7로 뒤진 4회초 한국이 3점을 뽑아내며 4-7로 따라붙은 뒤 계속된 2사 1,2루에서 김상수가 좌중간 펜스를 때리는 2루타로 6-7까지 따라붙으면서 경기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박빙의 승부로 흘렀다.

김상수는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 12' 슈퍼라운드 최종전 일본과 경기에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김상수는 방망이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수 차례 묘기 같은 플레이를 펼치며 일본의 예봉을 꺾었다.

끝날 것 같지 않게 계속되던 3회말 일본의 공격, 첫 아웃카운트가 김상수의 슬라이딩캐치에서 나왔다. 3회말 수비에서 7타자 연속 출루를 허용하던 한국 마운드 기쿠치 료스케(히로시마)의 안타성 타구를 막아낸 김상수 덕분에 처음으로 빨간 불을 켰다. 넘어진 자세에서 서커스를 하듯 몸을 돌리며 글러브로 토스해 2루를 커버하러 들어온 박민우에게 정확히 공을 전달했다.  

올해 2루수로 포지션을 옮긴 김상수지만 유격수 자리에서 여전히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했다. 한국이 4회초 5점을 뽑아 6-7로 추격한 상황에서 멋진 원맨 더블플레이로 아웃카운트 2개를 한꺼번에 늘렸다. 4회말 무사 1루에서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김하성의 교체 출전 뒤에는 2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물오른 수비력은 자리를 옮긴다고 달라지지 않았다.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쓰다 노부히로(소프트뱅크)의 중전안타를 훔쳤다. 러닝캐치에 점핑스로까지 모든 동작이 완벽했다. 한 바퀴 구르는 착지 동작까지 아름다웠다. 

한국은 17일 결승전을 앞두고 16일 일본과 경기에서 8-10으로 졌다. 이미 결승전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한국은 정예 멤버를 선발 라인업에 넣은 일본을 상대로 선전했다. 장타를 터트린 김상수의 발견 역시 큰 소득이다.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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