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상수, 강백호, 황재균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이 최정예 전력으로 나선 일본 야구대표팀에 백업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국은 16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일본과 경기에서 8-10으로 졌다. 한국과 일본은 이 경기를 앞두고 이미 결승 진출을 확정해 승패가 중요하진 않았다. 한일전인 만큼 자존심 싸움이 걸려 있었는데, 한국은 백업 선수들의 저력을 보여준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그동안 벤치를 지켰던 포수 박세혁, 내야수 황재균와 김상수, 외야수 박건우와 강백호를 선발로 내보냈다. 주축 선수들이 예선라운드부터 거의 쉬지 않고 경기를 뛴 만큼 컨디션 관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강백호는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고, 황재균은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박건우와 박세혁, 김상수 역시 득점과 연결되는 영양가 높은 안타를 펑펑 쳤다. 김상수는 유격수에서 2루수로 자리를 옮기면서도 호수비 행진을 이어 가며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일본은 14일과 15일 휴식을 취한 만큼 주전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한국과는 반대로 주전들이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선에서 뛰고 후반에 백업 선수들로 바꾸려는 계획이었다.

초반은 일방적인 일본의 흐름이었다. 3회까지 일본이 7점을 뽑는 동안 한국은 황재균의 솔로포로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일본 선발투수로 나선 35살 베테랑 우완 기시 다카유키에게 꽁꽁 묶였다. 한국 선발투수로 나선 스무살 좌완 이승호는 2이닝 8피안타 1볼넷 1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지며 고개를 숙였다. 6점차로 달아난 일본은 주축 선수들을 하나둘 교체하며 조금씩 힘을 빼기 시작했다.

1-7로 끌려가던 4회초 기시를 기다렸다는 듯이 두들기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박건우가 좌익수 왼쪽 안타로 물꼬를 트고 김재환의 안타와 박병호의 적시타가 연달아 터져 2-7로 추격하기 시작했다. 이어진 1사 1, 2루에서는 강백호가 중견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3-7을 만들었고, 2사 1, 2루에서 박세혁이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날려 4-7이 됐다. 이어 김상수가 좌중월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 6-7까지 쫓아갔다. 벤치에서 기회만 엿보고 있던 백업들의 반란이었다. 

6-9로 끌려가던 7회초 막내 강백호가 한번 더 일을 냈다. 이정후와 허경민의 안타로 만든 2사 1, 2루 기회. 강백호는 침착하게 입맛에 맞는 공을 고르면서 풀카운트를 만든 뒤 8구째를 받아쳐 중견수 앞 2타점 적시타로 연결해 8-9로 좁혔다.

어렵게 1점차로 다시 따라붙은 가운데 7회말 등판한 고우석이 볼넷 3개와 사구 1개로 밀어내기 점수를 내주면서 8-10으로 벌어졌다. 한국은 일본과 반대로 경기 후반부터는 주전 선수들을 투입해 막판 뒤집기를 꾀했으나 석패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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