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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 결산] '이 시국', 그라운드엔 반일도 혐한도 없다

신원철 기자 swc@spotvnews.co.kr 2019년 11월 19일 화요일

▲ 이승엽 해설위원이 '후배' 사카모토 하야토를 대표팀 선수들에게 소개해주고 있다.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2019 WBSC 프리미어12'가 한국의 준우승과 일본의 설욕 우승으로 끝났다. '이 시국'에 일본에서 열린 국제대회지만 한국에서도 많은 팬들이 도쿄돔을 찾아 목이 쉬도록 태극전사들을 응원했다. 

'이 시국', 지금 한국과 일본을 관통하는 표현이다. 그렇지만 그라운드 안에서는 반일도 혐한도 다른 세상 얘기였다. 냉각된 양국의 관계는 여전했고 온라인에는 반일-혐한 댓글이 넘쳐났다. 도쿄돔 안에서는 욱일기 논란까지 벌어졌지만 이런 요소들은 그라운드의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오직 야구와 승부에 집중했다. 

김재환은 14일 도쿄돔 훈련에서 일본 취재진과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를 하던 이들 취재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일본 대표팀에 어떤 선수를 아느냐'라는 질문에 김재환(두산)은 "저도 야구 보는 걸 좋아하니까 투수들은 거의 다 안다. 대표팀에 뽑힐 정도의 투수는 익숙한 이름"이라고 대답했다. 17일 결승전에서 상대한 선수들의 이름이 줄줄이 나왔다.  

16일 경기 전 한국 선수들은 5시 20분부터 워밍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많은 선수들이 한 시간 가량 일찍 야구장에 도착해 더그아웃에 자리를 잡았다. 일본 선수들의 타격 훈련을 보기 위해서였다. 김하성(키움)은 야마다 데쓰토(야쿠르트)가 배팅 케이지에 들어가자 동료들에게 "저기 보라"며 손짓을 했다. 야마다의 타격을 유심히 지켜봤다. 그리고 하루 뒤 야마다는 결승 홈런으로 한국에 3-5 패배를 안겼다.

▲ 16일 한일전을 앞두고 한국 대표팀 선수단이 일본 타자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 신원철 기자
이날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는 아예 '선배' 이승엽 해설위원 옆에서 캐치볼을 했다. 사카모토가 신인일 때 이승엽은 요미우리 4번타자였다. 공이 오가는 동안 이승엽 위원은 한국 선수들을 불러와 사카모토에게 소개해줬다. 특별한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사카모토와 한국 선수들은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눴다.

요미우리 고토 고지(전 두산) 코치의 방문은 일본 취재진 사이에서도 화제였다. 고토 코치는 맹장 수술을 하느라 요미우리의 마무리 캠프에서 빠져 도쿄로 상경했다. 그는 "병원에서 무리하지 말라고 했는데…오늘 아니면 올 시간이 없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두산에서 인연을 맺었던 선수들, 코칭스태프들이 모두 고토 코치를 찾아왔다. 타격 훈련 시간이 맞지 않았던 양의지(NC)만 동료를 통해 인사를 전했다. 허경민(두산)은 "저를 한 단계 높은 선수로 만들어주셨다. 끝까지 잊지 못할 분"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고, 고토 코치는 "내가 한 게 아니라 원래 그런 가능성이 있던 선수"라고 손사래를 쳤다. 

경기장 안에서도 두 팀은 야구라는 본질에만 충실했다. 불필요한 신경전을 벌이지 않았다. 주로 벤치 멤버로 대기하던 박건우(두산)는 "벤치에 있어도 응원은 열심히 해야한다"면서도 "대신 상대를 자극하면 안 된다. 서로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보면 분위기로 알 수 있다. 그런 응원은 안 된다"고 얘기했다. 

▲ 김재환과 박건우가 고토 고지 코치와 대화하고 있다(왼쪽부터). 신원철 기자

17일 결승전이 끝난 뒤 김경문 감독은 "먼저 일본의 우승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은 "한국과 일본의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라며 2연승이 결코 쉽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한국과 일본은 내년 여름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다시 만난다.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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