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인지업 장착으로 5선발 진입을 노리는 kt 손동현 ⓒkt위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불펜투구부터 진지했다. 그립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잡고, 또 신중하게 던졌다. 고개를 젓다가도, 고개를 끄덕였다. 손동현(18·kt)은 그렇게 체인지업과 씨름하고 있었다.

2001년생 선수로 화제를 모았던 손동현은 kt의 가오슝 마무리캠프에서 체인지업 장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손동현은 올해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조합으로 가능성을 내비쳤다. 구속이 빠르지는 않지만 공이 묵직하고 로케이션이 나쁘지 않아 1군에서도 선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선발 로테이션에 확실히 고정되기 위해서는 새 변화구 장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또래보다 1군에서 더 많이 뛰며 더 많은 것을 느낀 손동현은 “결정구가 부족했다. 2S 이후에도 공이 타자들의 방망이에 닿다보니 유인구를 던지다 볼넷이 나왔다. 그래서 항상 투구 수가 많았다”고 담담하게 돌아본다. 그런 손동현이 점찍은 변화구는 체인지업이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반복 투구로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게 손동현의 이야기다. 실전에서 실험할 좋은 기회도 잡았다. 손동현은 마무리캠프가 끝나면 국군체육부대(상무) 선수들이 주축이 되는 대만 윈터리그에 참가한다. 손동현은 “감독님께서 거기 가면 변화구만 던지라고 하시더라”고 농담을 던지면서 “기회가 되면 적극적으로 실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얼굴이 마냥 어둡지는 않다. 사실 올해 성적은 어느 정도 만족할 만했다. 성남고를 졸업하고 2019년 kt의 2차 3라운드(전체 21순위) 지명을 받은 손동현은 예상보다 일찍 1군에 진입했다. kt의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며 깜짝 데뷔를 했다. 1·2군을 오가며 34경기에서 2승3패5홀드 평균자책점 4.75를 기록했다. 투수를 보는 눈이 까다로운 이강철 kt 감독의 합격점을 받았다.

“1군에서 한 번이라도 던져보는 게 목표였는데 올해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돌아보는 손동현은 “놀라기보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1군에 올라와서 생각보다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는 데 만족했다”고 떠올렸다. 이제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손동현은 내년 5선발 경쟁을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완할 것이 많다는 게 자기 진단이다. 가오슝 캠프가 소중한 이유다.

체인지업뿐만이 아니다. 체력도 보완해야 한다. 손동현은 “매일 경기를 하고 불펜에 있다 보니 체력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힘이 떨어지니 공을 놓는 위치가 달라졌고, 공을 찍는 힘이 떨어지니 공이 뜨기 시작했다”고 솔직하게 말하면서 “2군에 내려가서 나름의 루틴을 만든 뒤 조금 나아진 것 같다. 체력 관리가 소중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다만 남들이 데뷔 후 2~3년이 지나야 알 수 있는 문제점을 데뷔와 함께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은 분명 유리한 요소다. 손동현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내년에는 더 나은 투수가 돼 선발 로테이션에 도전해보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이 감독도 “체인지업만 확실히 던질 수 있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격려하고 있다.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손동현은 내년이 돼도 아직 만 19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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