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둔 김경문 대표팀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은 ‘뚝심’으로 대변되는 승부사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믿음의 야구’로 전승 금메달이라는 신화를 썼다.

경기 운영에 개입은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선수들을 믿는 스타일이다. 변수가 많은 단기전에서도 한번 낙점한 주축 선수에게는 신뢰를 보낸다. 2008년에는 대회 내내 부진하던 이승엽을 끝까지 믿은 것은 결과적으로 준결승전에서의 신화로 이어졌다.

이번 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표적인 선수가 박병호다. 김 감독은 부진에도 불구하고 4번타자로 낙점한 박병호를 라인업에 꼭 넣었다. 김재환 박민우도 비슷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믿음의 야구가 잘 통하지 않았다. 이들은 마지막까지 방망이가 살아나지 않았다. 

전날(16일)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맹활약한 황재균 강백호 등을 투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김 감독은 기존의 주전 선수를 중용했다. 여기에 번트보다는 강공과 런앤히트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기존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한국은 결승전 3-4로 뒤진 상황에서 1점을 내지 못해 끌려갔다. 

물론 선수 기용과 작전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고, 책임도 감독이 진다. 모든 결정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어쩌면 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법하다. 그래야 이번 대회 준우승에 의미가 생긴다. 

대회 2연패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더 중요한 것은 2020년 도쿄올림픽이다. 올림픽도 6개 팀이 출전하는 단기전이다. 이번 대회와 비슷하다. 김 감독은 짧으면 짧고, 길면 길었던 소집기간 중 대표팀 주축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 어차피 이번 대회에 나선 선수들 상당수가 내년에도 다시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이 크다. 선수들의 성향과 맞춰 단기전 전략을 다시 가다듬을 수 있는 오답노트를 만들어야 한다.

대표팀 선발에서도 조금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약간의 중복 포지션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일부에서는 시즌 막판 컨디션과 몸 상태보다는 일단 기존의 실적을 우선시한 선수 선발이 있었던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반대로 세대교체에 있어서는 비교적 좋은 흐름을 확인했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좋은 복기의 대상이 됐을 법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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