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의지가 17일 프리미어 12 결승전 9회 2사 후 마지막 타석에서 물러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이 아시아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국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 12 결승전에서 일본에 3-5로 패했다. 2015년 초대 대회 우승팀인 한국은 당시 준결승에서 꺾었던 일본과 결승전에서 맞붙었으나 패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일본이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호주, 캐나다, 쿠바와 묶인 예선라운드를 3전 전승으로 통과하며 C조 1위를 기록하고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슈퍼라운드에서도 11일 미국을 5-1로 꺾었으나 12일 대만에 0-7 완패해 대회 첫 패를 기록했다. 15일에는 멕시코에 7-3 승리해 결승전 진출을 확정했지만 16일 일본전에서 8-10으로 졌다.

16일 경기는 이미 결승전에 이름을 올려놓은 상태에서 백업 멤버들에게 기회가 많이 갔기 때문에 승패에 크게 의미가 없는 경기였다면 17일 경기는 달랐다. 양팀이 모든 걸 쏟아부은 경기에서 일본에 패하고 말았다. 대회 2연패의 목표도 물거품이 됐다.

거포들은 단기전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어떻게든 상대를 무너뜨리겠다는 끈질긴 싸움이 아니라 공격적으로 나가다 상대 투수진에 막히기도 했고 펜스 플레이에서도 미숙성을 보였다. 한국의 대회 전적은 총 5승3패. 이중 3패가 모두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기록한 것이었다.

최근 세계 야구의 추세는 메이저리그가 중심이 되고 있다. 그러나 단기전만큼은 세밀하게 상대를 간파하고 한 점씩 '쥐어짜는' 아시아식 야구가 아직 유리하다고 해도 부족하지 않다. 리그가 아닌 국제대회 토너먼트로 매기는 세계야구랭킹(2018년 기준)에서 일본이 1위, 미국이 2위, 한국이 3위, 대만이 4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메이저리그 유망주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호주(7위), 메이저리그의 유망주 발굴처인 쿠바(5위), 베네수엘라(9위) 등도 있지만, 여전히 한국이 도쿄올림픽에서 경계해야 할 대상은 일본과 대만 등 아시아 야구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메이저리그 로스터 40인 안에 든 선수들의 올림픽 차출을 불가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제외하고는 아시아 야구가 최근 국제 대회에서 더욱 힘을 받고 있다.

한국은 16일, 17일 이틀간 맞붙은 일본전에서 공수주 모두 조금씩 부족한 플레이로 연패했다. 한국의 야구가 앞으로 국제대회 성적을 신경쓰지 않는다면 지금의 공격적인 야구도 괜찮다. 그러나 올림픽 메달 색깔이 중요하다면 조금 더 기본기와 세밀한 플레이를 가다듬고, 생각하는 야구를 펼쳐야 한다. 결국은 일본과 대만을 넘어서야 한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금메달을 따내기 위해서는 '2019 프리미어12'에서 얻은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듯하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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