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현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승패를 가른 것은 작전이 아닌 장타였다. 이제, 아니 이미 일본은 달라졌다. 예전에 알던 인상만으로 상대할 수 없는 팀이 됐다. 

한국은 17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일본과 결승전에서 3-5로 졌다. 1회 김하성의 2점 홈런과 김현수의 솔로 홈런으로 3-0 리드를 잡아 기선을 제압했지만 3-1로 쫓긴 2회 야마다 데쓰토에게 역전 3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결승전 결승타가 바로 이 홈런이었다. 

이번 대회 내내 일본이 한국보다 많은 장타를 터트렸다. 한국은 타율 0.242, 장타율 0.340을 기록했는데 일본은 타율 0.265와 장타율 0.401로 한국보다 더 나은 결과를 냈다. 홈런 수는 같지만 2루타(한국 13, 일본 17)와 3루타(한국 0, 일본 3)에서 차이가 벌어졌다. 

지금까지 한국 야구인들이 생각한 일본 야구는 스몰볼이었다. 주자가 나가면 1사라도 번트를 대며 1점을 중요하게 여기는 야구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세상이 바뀌었다. 

▲ 스즈키 세이야는 이번 프리미어12에서 홈런 3개와 12타점을 기록했다. ⓒ 도쿄, 곽혜미 기자
대회 MVP 스즈키 세이야(히로시마)는 타율(0.478)과 홈런(3개), 타점(12개) 출루율(0.567)과 장타율(1.130)까지 타격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그는 올해 일본프로야구(NPB) 센트럴리그 타율 1위(0.355)이자 홈런 9위(28개)에 오른 인물이다.

양대리그 홈런 상위 10명씩 20명 가운데 7명이 대표팀에 뽑힌 점도 의미가 있다. 나머지 13명 가운데 5명만 외국인 선수다. 

일본이 '스몰볼을 한다'는 말이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스몰볼만 한다'는 표현은 잘못됐다. 야나기타 유키(소프트뱅크), 요시다 마사타카(오릭스)는 KBO리그 타자 이상으로 스윙이 호쾌하다. 

선발 라인업에서 일본의 변신이 드러났다.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은 선발투수가 요미우리 소속 야마구치 슌인데도 같은 팀 동료 고바야시 세이지가 아닌 아이자와 쓰바사(히로시마)에게 안방을 맡겼다. 

한국 김평호 전력분석 총괄은 "나머지 포수들은 방망이가 부족해 아이자와를 선발로 내보낸 것 같다"고 얘기했다. 아이자와는 2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한국은 아이자와에게 쉽게 출루를 허용하면서 스스로 위기에 빠졌다.

1회 실점도 스즈키의 2루타에서 비롯됐다.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와 아사무라 히데토(라쿠텐)까지 2루타를 때렸다. 한국은 1회를 빼면 장타가 나오지 않아 고전했다.

한일전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다. 한국은 우위에 있다고 믿었던 타격, 특히 장타력에서도 일본을 확실히 앞서지 못했다.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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