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미어12 2019에서 우승을 차지한 일본 대표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일본의 한 매체는 17일 도쿄돔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프리미어12 2019’ 결승전을 앞두고 다소 황당한 주장을 했다. 한국 타자들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일본 투수가 희생했다는 이야기였다.

일본 ‘주니치 스포츠’는 16일 슈퍼라운드 최종전에서 한국전 선발로 나섰던 기시 다카유키의 말을 근거로, 일본이 결승전을 앞두고 한국 타자들을 테스트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어났다.

어차피 16일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한국과 일본은 17일 결승전에서 맞대결이 예정되어 있었다. 이 매체는 기시가 포수 아이자와 츠바사에게 “난 신경을 쓰지 말고 원하는 대로 볼 배합을 하라”고 한 말에 주목했다. “어떤 공에 반응하는지 내일로 이어질 정보를 모았다”고 한 무라타 요시노리 배터리 코치의 말도 마찬가지였다. 

기시가 한국 타자들이 어떤 공에 방망이가 나오는지 테스트했고, 그 과정에서 대량실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승전이 더 중요한 만큼 이 정보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주니치 스포츠’는 “기시의 희생으로 얻은 정보가 있다”고 했다. 

다만 확실하지 않은 사안을 지나치게 부풀렸다는 비판도 있었다. 기시가 그런 뜻으로 포수에게 이야기했다는 증거는 없었고, 무라타 코치의 발언도 결승전을 앞둔 원론적인 수준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일본은 결승전에서 한국을 5-3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자 또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했던 주장이 또 나왔다. ‘지지통신’은 “이나바 감독은 16일 선발 기시가 난타당할 때 움직이지 않았다. 결승을 응시하며 제구가 좋은 기시에게 데이터 수집 임무를 맡긴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확언한 것은 아니지만 ‘주니치 스포츠’의 논조와 비슷하다.

이 매체는 “그 성과(기시의 테스트)를 살릴 수 있도록 이나바 감독은 (결승전에서) 아낌없이 투수를 투입해 상대 타자의 목적을 피했다”고 분석했다. 16일 경기에서 한국 타자들의 성향과 약점을 어느 정도 파악했고, 17일에는 그에 맞춰 투수를 연달아 투입하며 한국의 추격을 꺾었다는 것이다.

기시의 테스트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만약 사실이라면 한국으로서는 다소 불쾌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을 통쾌하게 부정하지 못했다. 한국은 1회 상대 선발 야마구치를 홈런 두 방으로 두들기며 3-0으로 앞서 나갔지만, 9회까지 일본 마운드에 묶이며 3-5로 패했다. ‘지지통신’은 “프로야구 감독 경력이 없는 이나바 감독이지만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한 지 2년 만에 승부사의 얼굴이 됐다”며 이나바 리더십을 칭찬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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