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내야수 강로한이 이번 겨울 외야수 훈련으로 멀티포지션에 도전한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경남 김해 상동야구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롯데 마무리 캠프엔 '야구 과외'를 받는 선수가 있다. 내야수 강로한(27)에겐 외야에서 홀로 훈련하는 시간이 마련돼 있다. 롯데가 초빙한 외국인 인스트럭터가 일대일로 붙는다.

강로한은 우투좌타 2루수. 2015년 데뷔한 이후 단 한 번도 내야 밖을 벗어난 적이 없다. 강로한은 "학창 시절에도 외야는 본 적이 없다. 정말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강로한의 외야 수비는 처음 치고 꽤 단단하다. 머리 위로 넘어가는 공도 곧잘 잡는다. 발이 빠르고 수비 센스가 있는 덕분이다. 강로한은 NC와 교육 리그를 시작으로 자체 평가전에서도 계속 우익수와 중견수로 출전하면서 큰 실수 없이 수비를 해냈다. 현재는 주로 중견수로 나서고 있다.

강로한의 포지션 변경은 롯데 프런트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다. 롯데는 강로한의 빠른 발이 외야에서 더 능력을 보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강로한은 지난 6일 롯데가 측정한 1루 도루 타임 순위에서 1위에 올랐을 만큼 빠른 발을 가졌다. 롯데에선 강로한뿐만 아니라 내야수 고승민도 외야 훈련을 하고 있다. 완전한 포지션 전향이라기보단 멀티 포지션 성격이 짙다. 선수에게 최적의 포지션을 찾아주는 동시에 멀티 포지션으로 얇은 선수층을 메우겠다는 복안이다. 허문회 감독도 두 선수의 외야 훈련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강로한이 바꾸는 것은 포지션만이 아니다. 강로한의 원래 이름은 강동수. 2016년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가 소집 해제 후 강로한으로 개명했다.

이름을 바꾼 올 시즌,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아수아헤가 성적 부진으로 방출되면서 강로한에게 기회가 갔다. 강로한은 작은 체구를 가지고도 홈런 4개, 3루타 6개, 2루타 15개 등 특유의 손목 힘으로 호쾌한 장타를 뿜으며 롯데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반면 수비에서 실책 20개를 저지르는 등 문제점 또한 뚜렷했다.

2020년 28세, 다소 늦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이 어색하고 두려울 법하지만 강로한은 이를 악물었다. "실패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잘 해내겠습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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