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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를 지키지 못해 죄송” 김광현은 왜 앉자마자 고개를 숙였나

김태우 기자 skullboy@spotvnews.co.kr 2019년 11월 19일 화요일
▲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와 관계 없이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손차훈 SK 단장은 면담 시작부터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마주앉은 김광현(31·SK)이 대뜸 “죄송하다”는 말을 꺼냈기 때문이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시작이었다. 

SK와 김광현은 19일 인천에서 만났다. ‘프리미어12 2019’ 이후로 미룬 메이저리그(MLB) 진출 사안을 결정하기 위한 첫 만남이었다. SK는 김광현이 시작부터 “메이저리그에 보내달라”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할 것으로 생각했다. 물론 김광현의 생각은 변한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전에 예의를 지키지 못한 부분을 분명하게 사과하고 있었다. 김광현은 “내가 잘못했다. 너무 일이 커졌다”고 했다.

시간은 예선라운드 종료 이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광현은 당시 ‘스포티비뉴스’를 비롯한 일부 취재진에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자신의 뜻과 그간의 상황을 설명한 칼럼은 팬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구단은 적지 않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사전에 구단 측에 이미 그런 뜻을 전달했으면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 당시를 돌아본 김광현은 19일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다른 분들은 잘못이 없다. 명백히도 오직 내 잘못이다. 대회 일정 등의 핑계는 대지 않겠다. 기사를 다뤄주신 분들에게도 죄송하다”고 자책했다. 이번 면담 내용을 비교적 담담하게 설명한 김광현이었지만, 이 부분에서는 분명히 웃음기가 없었다.

김광현은 “마음을 결정한 뒤 상황을 보니 쉬운 것이 아니었다. 어느 정도 쫓긴 게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일부 취재진과 인터뷰를 했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내가 조급했고 생각이 짧았다. 대회가 끝난 뒤 처음부터 면담을 하고, 결정을 하고, 포스팅을 준비하려면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일이 커질 줄은 몰랐다”고 후회했다.

자신의 뜻이 언론을 통해 밝혀진 뒤 주위에서도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털어놓은 김광현이다. 특히 아버지의 조언에 사과 결심을 굳혔다. 김광현은 “아버지께서 ‘나도 깜짝 놀랐다. 왜 성급하게 그랬느냐.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네 판단이 잘못됐던 것 같다’고 나무라셨다”고 떠올렸다.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와 관계없이, 일단 구단을 만나면 사과부터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결정적인 계기였다.

사실 여론을 등에 업은 상황에서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김광현은 그러지 않았다. 애정이 있는 소속팀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했고, 자신이 잘못한 것이 있으면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기자가 놀랄 정도로 김광현은 직접 이 부분을 강조해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김광현은 재차 “내가 자청했던 일이었다. 다른 분들에게 화살이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것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조금 더 신중하게 행동해야겠다며 느낀 것이 많다고도 했다.

SK도 김광현의 사과에 진심을 느꼈다. 사안이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19일 면담이 비교적 차분하고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흘러갈 수 있었던 이유다. 김광현도 “진심을 담아 사과도 했고,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말씀을 드렸다. 이제는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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