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타겸업 도전 의사를 드러낸 마크 트럼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이른바 ‘이도류’ 선수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 흐름에서 특이한 선수가 나타났다. 만 33세의 나이, 메이저리그 통산 218홈런이라는 성적은 이도류와 다소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2016년 아메리칸리그 홈런왕(47개) 출신인 마크 트럼보(33·볼티모어)의 도전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트럼보는 ‘더 스코어’와 인터뷰에서 “내 팔은 아직도 좋은 상태다. 26세 정도의 상태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투타 조금이라도 모두 해낼 수 있다면 그것은 매우 가치가 있는 일이 될 것”이라며 도전 의사를 드러냈다.

트럼보는 30홈런 이상 시즌만 3번이나 되는 전형적인 파워 히터다. 특히 2016년에는 47홈런-108타점을 기록하며 실버슬러거를 차지했다. MLB 통산 타율이 0.249로 정교한 타자와는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1097경기에서 218개의 대포를 터뜨렸다.

그런데 트럼보는 아마추어 시절에 투수로 더 두각을 드러낸 선수다. 2004년 애너하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도 그를 투수로 지명했다. 하지만 팔꿈치 문제가 있었고, 타자로 전향해 지금까지 뛰었다.

이도류 도전은 나름대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라는 평가다. 트럼보는 최근 하락세가 뚜렷하다. 2018년 90경기 출전에 그쳤고, 올해는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12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2016년 정점을 찍은 뒤 확실하게 내리막이다. 가치가 떨어진 가운데 남은 야구인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아마추어 시절 이후 마운드에 제대로 서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트럼보 또한 “투타겸업을 하려면 높은 수준의 실력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만약 트럼보가 일정 수준 투수를 겸하게 될 경우, ‘홈런왕 출신 이도류’라는 전무후무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것은 분명해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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