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상철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도곤 기자]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묵묵히 선수들을 지도했다.

유 감독은 19일 구단 채널을 통해 최근 자신을 둘러싼 건강 악화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췌장암 4기였다.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병이 아니다. 하지만 유 감독은 끝까지 팀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2경기에서 사활을 걸어 팬 여러분이 보내주신 성원과 관심해 보답하고자 감독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시즌 종료 전 발표한 이유는 유 감독의 생각이었다. 사정을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결과가 나오면 밝히겠다고 했고, 무엇보다 안 좋은 소문이 너무 많았다. 이로 인해 주위 사람들이 힘들어 해 '그냥 다 털고 가자'라는 생각으로 밝혔다.

발표가 나온 다음 날 인천은 예정대로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은 인천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진행됐다.

유 감독은 평소와 다름없이 훈련에 임했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봤고, 하나하나 적극적으로 지도했다.

유 감독은 절대 티를 내지 않았다. 이는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들은 공식발표 전에 유 감독의 병을 알고 있었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훈련을 받았다.

▲ 훈련을 지도하는 유상철 감독(오른쪽 끝) ⓒ김도곤 기자
유 감독은 시즌 끝까지 인천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물론 구단은 만류했다. 앞서 유상철 감독은 지난달 27일 수원과 경기를 앞두고 "구단에서 말렸는데 제가 우겨서 나왔다"고 밝혔다.

인천 전달수 대표이사는 이날 훈련을 앞두고 "처음에는 만류했다"고 밝혔다. "축구도 중요하겠지만 그래도 건강보다 중요한 게 없다"며 유 감독을 말렸다. 하지만 유 감독의 의지가 워낙 컸다. 인천은 주치의와 만나 의견을 물었고, 주치의에게 괜찮다는 확답을 들었다.

전 대표이사는 "아무리 선수들과 함께하고 싶더라도 훈련이나 경기 때문에 치료를 미룬다면, 그래서 병세가 악화된다면 절대 안 될 일이었다. 그래서 주치의 선생님에게 경기 일정을 보여주면서 치료와 검사에 지장이 생길 수 있는지 의견을 구했다. 괜찮다는 답변을 받았고, 주치의 선생님도 선수들과 소통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해주셨다. 유 감독님 뜻도 워낙 강했다"고 밝혔다.

선수들도 유 감독의 뜻을 알아 평소와 다름없이 훈련에 임했다. 다소 처질수 있는 분위기였지만 목소리를 높이고 파이팅을 불어 넣으며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훈련은 선수단 뿐 아니라 전 대표이사, 이천수 전력강화실장, 인천 관계자를 비롯해 팬들도 찾았다. 평소 인천 훈련 때 꽤 많은 팬들이 찾는다. 이날은 도심에서 다소 떨어지고, 다른 연습 구장보다 접근성이 좋지 않은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이었지만 팬들이 유 감독의 쾌유를 위해 모였다. 한 팬은 정성스럽게 쓴 편지를 유 감독에게 전달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유 감독을 응원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도곤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