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4일 부산 사직구장 인터뷰실에서 성민규 롯데 신임 단장이 취재진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양재, 김건일 기자] 성민규 롯데 단장은 2차 드래프트를 마치고 "욕을 많이 먹겠네요"라고 허허 웃었다.

롯데는 이번 겨울 외부에서 포수를 데려오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이지영과 협상에서 실패하고 FA 포수 시장에서 철수하자 2차 드래프트에서 포수를 영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1군에서 경험 많은 베테랑 포수가 여럿 풀리면서 예상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롯데는 어떤 포수도 영입하지 않았다.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SK 외야수 최민재를 지명한 뒤 2라운드와 3라운드를 패스했다. 롯데의 선택에 현장은 물론 포털사이트도 웅성거렸다. 한 관계자는 "정근우가 LG로 이적한 것과 맞먹는 급 아닌가"라며 놀라워했다.

그러나 성 단장과 롯데 측의 반응은 달랐다. 성 단장은 "욕을 많이 먹을 것 같다"고 혀를 차면서도 "드래프트엔 만족한다"고 답했다.

애초부터 롯데가 포수를 찾는 과정에서 2차 드래프트는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롯데는 2차 드래프트보다 외국인 포수와 트레이드에 중점을 두겠다는 계획을 일찌감치 세워 뒀다. 이지영 김태군 등 FA 영입이 1순위였지만 그들을 잡지 못했다고 해서 플랜 B, C를 바꾸지 않았다. 여전히 외국인 포수와 접촉하고 있으며 물밑에선 트레이드도 논의하고 있다. 외국인 포수 영입 계획과 별개로 포수 육성에 맞춰 배터리 코치 또한 외국에서 찾고 있다. 롯데는 이지영과 FA 협상에 실패했을 때도 동요하지 않았다. 플랜 B, C라는 대안을 마련해 뒀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겨울 외부에서 반드시 포수를 데려올 것이라는 방침엔 변함이 없다. 성 단장은 "우리는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기다려 달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FA 등에서 커다란 결과물은 없지만 성민규 단장은 부임 이후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새 감독을 찾기 위해 미국을 오갔고, 수 억 원을 들여 데이터 장비 구입과 상동 퓨처스리그 구장 시설 개선에 나섰다. 야구계에선 최연소 단장다운 추진력을 인정하면서 성 단장이 어떤 포수를 영입할지 주목하고 있다.

롯데가 찾는 새 포수는 경험이 풍부해야 하고, 공격보단 수비가 우선이다. 현장과 프런트는 지난해 최다 실책, 폭투, 볼넷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수비형 포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뜻을 모았다. 조건에서 공격력을 덜어내면 선택의 폭은 넓어진다.

스포티비뉴스=양재,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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