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시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장시환(33)은 여느 때처럼 마무리 훈련을 위해 아침 일찍 상동 퓨처스리그 경기장을 찾았다.

똑같은 하루가 될 줄 알았던 21일 아침은 달랐다. 이날 롯데와 한화가 2대2 트레이드를 발표하면서 짐을 싸게 됐다. 롯데는 장시환과 포수 김현우, 한화는 포수 지성준과 내야수 김주현을 내주는 트레이드다.

장시환은 "오늘 아침 상동에 마무리 훈련을 나왔는데 부단장님이 말해서 알게 됐다. '한화에서 선발투수를 원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목소리는 차분했다. "트레이드 한 번 됐지 않나. 놀랄 건 없다. 필요한 선수를 교환하는 건 프로의 세계에서 흔한 일 아닌가"라고 했다.

장시환은 충청남도 태안 출신으로 천안북일고까지 나온 충청도 연고 선수다. 2007년 현대에 지명받으면서 수도권으로 올라갔고 kt를 거쳐 2017년 롯데로 다시 내려갔다. 12년 만에 친정 복귀다.

장시환은 덤덤한 목소리로 "한화가 연고지이기 때문에 마지막을 한화에서 해보고 싶다고 계속 생각을 해 보긴 했다. 솔직히 연고 팀에서 해보고 싶단 생각은 누구나 있지 않겠나. 무엇보다 계속 충청도에 살고 계신 부모님께서 좋아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장시환은 불펜 요원으로 2017년 kt에서 롯데로 트레이드 됐다. 그러나 롯데에선 선발로 폈다. 올 시즌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뒤 기량이 만개했다. 27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데뷔하고 가장 많은 125.1이닝을 던졌다.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은 여전했으며, 경기를 치르고 선발 경험이 쌓일 수록 이닝 수가 늘어났다. 선발을 찾는 한화가 장시환을 원한 이유다.

장시환은 "이번에 트레이드 된 선수들이 어리지 않나. 그래서 그 선수들에게 관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며 "내년에 34살이 되는데 나이는 숫자밖에 안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장시환은 롯데 팬들에게 인사를 잊지 않았다.

장시환은 "롯데에 와서 3시즌을 뛰는 동안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롯데에서 날 원해서 트레이드 됐는데 잘한 것을 많이 못 보여 줘서 죄송하다. 팬들에겐 그게 가장 죄송하다"고 고개숙였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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